▶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65세 이상 입원 원인 1위 심부전이 차지
▶ 주요 암보다 생존율 낮을 정도로 위험
▶ “좌심실 보조장치, 우심실에 적용 필요”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가 심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65세 이상 인구의 입원 원인 1위가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심부전이다. 진단받은 환자 절반이 5년 안에 사망할 정도여서 심부전은 ‘암보다 위험한 병’으로도 불린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는 “사회는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심부전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국내 인구 100명 중 1명 미만(0.77%)만 앓았던 심부전이 2020년엔 2.58%까지 3배 이상 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윤 교수는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이 호전돼도 절대 환자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되고, 중증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좌심실 보조장치(LVAD)를 우심실 기능이 약해진 환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부전이 암 보다 위험하다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주요 암 중 5년 생존율이 제일 낮은 건 폐암입니다. 이어 여성은 난소암·대장암, 남성은 대장암·전립선암 순으로 생존율이 낮아요. 심부전의 5년 생존율은 폐암보단 높지만 여성의 난소암, 남성의 대장암보다 낮은 편입니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국내 10개 대학병원에 20명의 환자가 심부전으로 입원한다고 할 때 그중 1명은 급성 심부전으로 퇴원하지 못하고 사망을 할 정도니까요.”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적·구조적 이상으로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몸 전체에 공급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산소를 많이 가진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왼쪽 심장(좌심방·좌심실)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나타나 체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오른쪽 심장(우심방·우심실)은 전신에 산소를 공급한 후 돌아온 혈액을 폐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오른쪽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정맥에 혈액이 정체돼 다리·발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약 6,400만 명의 심부전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요 증상이라면“누워 있을 때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 곤란이 나타날 수 있어요. 심장이 혈액을 원활히 순환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발목 등이 붓고 만성피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도 주요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으면 보통 C단계에 해당합니다.”
심부전은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A단계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 심부전 위험인자만 있는 상태다. B단계는 심부전 증상이 없지만 심장 구조·기능에 이상이 있는 단계다. 건강검진을 하다가 좌심실 비대, 판막 이상 등을 발견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D단계는 약물치료나 시술에도 호전이 없는 중증 심부전 상태로, 심장 이식이나 LVAD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LVAD 치료란 무엇입니까“좌심실 기능을 돕는 펌프를 심장에 삽입해 혈액을 대동맥으로 내뿜는 역할을 대신하게 하는 장치예요. 양수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전 심사를 통과한 환자만 수술을 받을 수 있어요. 기기 가격(약 1억3,000만 원)을 포함해 2억 원 정도의 수술비용이 들지만 2018년부터 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부담하는 몫은 5% 안팎입니다.”
중증 심부전 환자의 1년 생존율은 약물 치료의 경우 25%, LVAD는 68%, 심장 이식은 88%다. 심장 이식은 70세를 넘어서면 수술하는 데 무리가 갈 수 있으나, LVAD는 80세까지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심부전 환자가 주의할 점이라면 무엇이 있습니까“심부전 환자 중에서 짬뽕을 먹고 며칠 동안 계속 숨이 차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해요. 국물·찌개 요리를 먹으면 체내 염분이 높아지는데 염분이 수분을 붙잡아두거든요. 그러니 몸이 붓고 숨이 차는 등 심부전 증상이 심해집니다. 짠 음식을 반드시 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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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