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커·자전거·장난감 등 줄줄이 적발…관세청 “역사적 성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로이터]
멕시코 관세당국이 중국산 밀수품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가 '관세 부과 예외'를 목표로 진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와의 협상에서 중국산 밀수행위 근절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멕시코 관세청(ANAM)은 멕시코시티 판타코 세관 창고에서 밀수로 반입된 3억 페소(215억원 상당) 어치 중국산 제품을 적발해 압수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관세당국은 보도자료에서 멕시코시티 치안부와의 공조를 통해 이뤄낸 "역사적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총 33개 컨테이너에 중국산 밀수품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스피커, 전동 스쿠터, 자전거, 장난감, 가방, 의류, 고급 의자, 공업 용품 등 품목도 다양하다고 멕시코 관세청은 부연했다.
멕시코시티 도심을 관통하는 철로가 지나는 판타코 세관은 멕시코 상품 수출입 관문 중 하나다.
멕시코 관세청은 밀수에 관여한 회사 2곳을 수입업자 등록부에서 삭제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세관 직원들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로 중국산 제품 밀수 행위에 대한 촘촘한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경제부, 해군, 국가방위대, 산업재산청(특허청), 소비자원 등이 합동작전을 펼쳐, 멕시코시티 '이사사가 89 플라자'에서 26만2천334점의 위조·밀수품을 압수했다.
멕시코는 또 글로벌 업체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가짜 브랜드 상품들에 대한 유입 경로 조사도 대폭 강화했다.
멕시코 정부는 별도로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의류 완제품·섬유 원단 등에 대해서도 15∼35% 관세를 매겼는데, 이런 조처들로 큰 영향을 받는 업체는 대부분 중국 쪽에 주소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레포르마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되는 관세 부과 위협에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장관들을 수시로 미국에 보내 협의를 통한 '플랜 A'(관세 부과 예외) 목표 달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밀수품 단속과 관세 부과 등 중국을 정조준한 듯한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2020년 7월 역내 무역협정(USMCA) 발효를 계기로 미국과 더 밀착하며 경제 성장을 거듭해 온 멕시코가 '미국과 같은 편'이라는 메시지 발신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주관한 군중 행사에서 "미국과 멕시코는 거의 30년 동안 관세 없이 교역한 관계"라며 "양국이 존중을 바탕으로 항상 대화를 우선시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미국의) 상호 관세는 멕시코에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