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부재에도 큰 집 고수
▶ 주택 재융자로 빚 더 늘려
▶ 다운사이징 적극 고려하고
▶ 임대 등 부수입 창출 필요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가 주거비 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 푸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946년에서 1964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약 7,640만명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모기지 페이먼트를 갚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세대가 대부분 은퇴한 가운데 여전히 막대한 주거비 지출로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주거비는 소득의 30%를 넘지 않아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하지만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일부 베이비붐 세대는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유지비, 공과금, 주택 보험료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도한 주택유지 비용으로 인해 이들의 노후가 발목 잡힌 것이다.
인구의 20% 가량을 차지하며, 역사상 최대 소비 계층으로, 내수시장 급성장을 견인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감정적으로 주택 크기에 집착 ▲지속적인 재융자로 부채 증가 ▲부수입 창출 부재 ▲은퇴자금 소진 등 4가지를 원인으로 꼽았다.
브로드웨이 그레이엄 웰스 파트너스의 금융 전문가 셰인 애킨스는 “베이비붐 세대는 수년간 집값이 오르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에 집에 강한 애착을 갖는다”며 “특히 주택 다운사이징이나 이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주택 규모 축소나 이사가 자신의 정체성이 사라지거나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자녀가 독립했다면 더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며 “필요한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유지 보수와 비용 부담에 과하게 얽매이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원인은 베이비붐 세대가 모기지 페이먼트를 상환하지 않고 재융자를 받으면서 빚을 늘렸기 때문이다. 온타리오 프로퍼티 바이어스의 이사인 세바스찬 자니아는 “지난 수십년간 모기지를 갚지 않고 모기지를 추가로 일으켜 더 많은 빚을 지게 된 주택 소유주를 많이 봤다”며 “만일 이들이 추가로 빚을 내지 않았다면 빚을 상환하는 것은 물론 은퇴 후에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베이붐 세대가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세 번째 원인으로는 주택을 임대로 내놓는 등 부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니아는 “주택을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은 침실이나 별도 공간을 임대로 놓아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집 전체를 향유한 만큼 모기지 페이먼트를 갚기 위해 집의 일부를 임대하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어려움을 겪는 네 번째 원인으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기 위해 저축 등 은퇴자금을 지속해서 인출하는 것을 꼽았다.
길드 모기지의 수석 모기지 대출 담당자인 아론 고든은 “집을 유지하기 위해 은퇴자금을 계속 인출해서는 안 된다”며 “주식 시장 변동성이나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저축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경제 상황에 맞는 저렴한 주택을 매입해야 하고, 특히 수입이 줄어드는 은퇴 시기에는 주거비가 현재와 미래 모두 감당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든은 끝으로 “상황이 심각한 경우 ‘역모기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모기지는 만 62세 이상이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존 주택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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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