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티칸 “교황, 위중하지만 의식 있고 평온한 밤 보내”
▶ 바티칸 주일 미사 대주교가 집전…전세계 신자들 교황 회복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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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으로 입원한 상태에서도 "우크라이나전은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3일(현지시간)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공개한 삼종기도 연설문에서 "내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3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모든 인류에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희생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를 표한 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미얀마, 콩고민주공화국 등 모든 무력 분쟁지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전 세계에서 보내온 애정과 위로의 메시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특히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와 그림에 크게 감동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뉴스는 교황이 미리 준비했지만 전하지 못하게 된 이러한 메시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88세의 고령인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으며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돼 치료받고 있다.
바티칸은 이날 오전 "밤이 평온하게 지나갔고 교황은 휴식을 취했다"고 공지했다고 AFP, 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다만 이날은 이전의 공지와 달리 교황이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했는지 등은 알리지 않았다.
얼마 뒤 바티칸은 교황이 복합적인 폐 감염으로 여전히 위중한 상태지만 의식이 있고 고용량 산소 치료와 수혈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추가적인 임상 검사도 받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날 늦은 저녁에 발표한 추가 공지에서 바티칸은 교황의 상태가 여전히 위중하다고 전했다. 전날 밤 이후 추가적인 호흡기 위기는 없었지만 계속 고유량 산소 보충을 받고 있고 전날 처음 발견된 혈소판감소증은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혈액 검사에서 초기의 경미한 신부전증이 나타났지만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임상 상태가 복잡하고 약물요법의 피드백을 기다리기 위해 예후에 대해서는 여전히 발표를 보류한다고 덧붙였다.
바티칸은 전날 저녁에는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따라서 어제 설명한 바와 같이 교황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주일인 이날 열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미사와 부제 서품식은 리노 피시첼라 대주교가 집전했다.
피시첼라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비록 병상에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 곁에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며 "이것이 주님께서 교황이 병환과 시련을 이겨내도록 도와달라는 우리의 기도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로마대교구는 이날 저녁 교황을 위한 특별 미사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인구의 80%가량이 가톨릭인 필리핀을 비롯해 한국, 케냐,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는 천주교도들이 주일 미사에서 교황의 회복을 기원했다.
가족과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가 이날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필리핀인 팻 산토스(31) 씨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기독교의 상징"이라면서 "그 연세의 분들에게 폐렴은 심각한 질병이라 걱정된다. 잘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티칸 인근에서도 교황의 회복을 기원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제멜리 병원 밖에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의 동상 근처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꽃과 쪽지를 남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