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캐나다·엘살바도르 등 트럼프 환심 살 ‘글로벌 입찰’ 경쟁
▶ “북핵·우크라전 해결엔 도움 안될듯…캐나다 총리후보는 맞대응 시사”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겨우 열흘이지만 그가 외교정책에서 추구하는 특유의 '거래주의'로 인해 각국이 '비위 맞추기' 성격의 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을 시작한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빌 살만 왕세자는 투자와 무역 확대에 4년간 6천억 달러(약 865조8천억원)를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부 국경을 통해 마약과 불법 이주만이 미국으로 유입된다는 이유로 캐나다 수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자 국경 보안에 10억달러(약 1조4천430억원)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 국가들도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구매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맞춘 대책을 검토 중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민 문제와 관련 "엄청난 수준의 협력"을 제안했고,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매우 위대하고 강력한 파트너"라고 칭찬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둘러싼 우려와 관련해 보잉사 항공기 구매를 약속하는 등 무역흑자를 재조정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찐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언급하며 "골프를 치는 것이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루 종일 골프를 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인도도 미국산 석유 수입을 늘릴 가능성을 언급했고, 일본 언론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확대를 약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한 돌진은 세계 지도자들이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빠른 방법이 투자 및 기타 거래를 제안하는 것이었던 그(트럼프)의 첫 임기에서 얼마나 많은 교훈을 얻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지도자들이 트럼프 2기 초반에 이 전략을 두배로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환심을 사는 것 외에도 적대국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파트너인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도 표적이 된 관세 정책의 '십자선'에 들지 않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핼 브랜즈는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호의, 즉 트럼프의 호의를 얻기 위한 '글로벌 입찰 전쟁'과 같은 것을 만들려고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방식은 집권 초창기 성공을 가시적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비판도 여전하다.
트럼프의 거래주의가 미국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북한 비핵화나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과 같은 더 크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는 도움이 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런 접근 방식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수년간 저금리 대출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받은 빈국들의 마음을 돌려놓을지도 알 수 없다.
트럼프의 채찍을 맞은 국가들이 트럼프를 어떻게 다룰지 대응 방책을 알아냈을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의 차기 총리 후보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미국의 아픈 곳에 보복하겠다"며 '보복 관세 품목' 공개 등 맞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한 프릴랜드 전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항복은 그(트럼프)와의 협상 전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