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가 칼럼] 노년층의 ‘숨은 위기’ 낙상과 엉덩이 골절

2025-01-30 (목) 12:00:00 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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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낙상 사고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골절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엉덩이 골절은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노년층의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 엉덩이 골절 위험 2~3배 더 높아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엉덩이 골절 위험이 2~3배 높다. 65세 이상 여성에서 이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2010년 국립 병원 조사에 따르면 엉덩이 골절의 70%가 65세 이상 여성에게서 발생했다.


특히 골다공증은 노년층의 골절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뼈의 밀도가 낮아지고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가능성이 크다. 마른 체형이나 유전적 요인도 골절 위험을 높인다. 흡연과 과음 역시 뼈 건강을 해치는 요소로 꼽힌다.

■낙상, 숨겨진 유행병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75세 이상 노인의 낙상 사망자는 2000년 8,613명에서 2016년 25,189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사망률도 10만 명당 51명에서 122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플로리다대학 노화연구소는 노인 낙상이 최근 ‘유행병’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생존율을 크게 낮추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고관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노인의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20~30%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골절 후 장기적인 움직임 제한과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예방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위험 요소와 예방법

낙상을 예방하려면 먼저 생활환경을 점검해야 한다. 러그나 바닥에 놓인 장애물은 치우고,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조명이 어두운 구역은 밝게 조정하고, 침대 주변도 안전하게 정리해야 한다. 운동은 필수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댄스, 하이킹, 요가, 타이치 등 체중 부하 운동이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균형 감각을 기르는 운동은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 섭취도 신경 써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식단은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다. 하루 1,200~1,300mg의 칼슘 섭취가 권장되며, 비타민 D는 햇빛 노출이나 보충제를 통해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최신 연구와 치료 동향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조기 수술과 통합 재활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기능 회복과 생존율이 향상된다. 또 낙상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골밀도 검사(bone mineral density test)를 통해 뼈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 치료나 보조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은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결론

노년층의 낙상과 골절은 조용한 위기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예방과 관리만 잘해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최신 의학 정보를 활용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 현대 의학의 발전 덕분에 과거에는 없던 치료법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필수다.

▲바른 병원 원장

▲전화: (213)985-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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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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