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왕의 접견실’ 경복궁 흥복전에 색 입힌다…내년까지 단청 복원

2025-01-25 (토) 02: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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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복원 마무리했으나 단청 작업 남아…부재별 단청 설계 완료

‘왕의 접견실’ 경복궁 흥복전에 색 입힌다…내년까지 단청 복원

경복궁 흥복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말 고종(재위 1863∼1907)이 외국 사신을 접견했던 경복궁 흥복전(興福殿)이 오색 빛을 더해 옛 모습을 찾는다.

26일(한국시간)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궁능유적본부는 최근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유산 분과 회의에서 흥복전 권역 단청 복원공사 계획을 보고했다.

흥복전은 1860년대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건립한 전각이다.


교태전과 함화당 사이에 있는 건물로 고종 연간에 이곳에서 독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온 외국 사신을 접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헌종(재위 1834∼1849)의 어머니이자 흥선대원군의 아들인 고종을 양자로 삼아 왕위에 오르게 했던 신정왕후 조씨가 1890년 승하한 장소이기도 하다.

흥복은 복을 일으킨다는 뜻이 있으나, 흥복전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철거됐다.

현재 경복궁 안에 있는 흥복전 권역은 국가유산청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4년간 복원한 것으로, 아직 단청은 칠해지지 않은 상태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르면 올해 4월부터 단청 복원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주요 문헌을 토대로 전통 단청 설계를 마쳤고 전문가 자문도 거쳤다.

단청은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등 오방색을 배합해 사용하는데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주요 부재에 따라 어떻게 단청을 채울지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예를 들어 흥복전과 행각 등의 기둥은 붉은 흙인 석간주로 칠하고 추녀, 사래 등의 부재는 바탕색 위에 선을 치는 색 긋기 단청을 입힐 예정이다.

자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경복궁 내 다른 건물 사례를 고려하고, 단청을 시공한 뒤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능유적본부는 내년 말까지 단청 복원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궁능유적본부 측은 "흥복전은 2018년 복원돼 약 6년간 단청이 채색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목재가 충분히 건조됐다고 판단되는 만큼 부재를 보호하기 위해 단청 복원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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