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 회장 체제서 갈등
▶ 문체부와 협의해 예산 ‘복원’
‘아테네의 영웅’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선을 노리던 이기흥 현 회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새 수장에 올랐다.
유승민 회장은 14일 치러진 체육회장 선거 개표 결과, 총투표수 1천209표 중 417표를 획득해 3선에 도전한 이기흥 회장을 38표 차로 제치고 한국의 새로운 ‘스포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탁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4-2로 꺾는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키고 금메달을 따냈을 때를 연상시키는 대반전 드라마다.
유승민 당선인은 재임 8년간 다져놓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앞세워 수성에 나선 이기흥 회장과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승리하며 한국 체육을 이끌어갈 중책을 떠안게 됐다.
유 당선인은 당선 직후 “기분이 좋기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는 짤막한 말로 자기 어깨에 드리운 중책의 무게를 대신 설명했다.
2029년 2월까지 4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하는 유승민 당선인에게는 산적한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당장 24일 앞으로 다가온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2월 7∼14일)과 재임 기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유 당선인은 25년간 선수로 활약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지도자로 2년, 그리고 행정가(탁구협회장·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로 8년을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관계 회복과 더불어 체육회 조직 내부 정상화도 유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기흥 회장 재임 시절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4천400억원 규모였던 체육회 예산에서 1천억원 정도가 삭감됐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를 거쳐 시도체육회로 배정되던 예산 400여억원을 문체부가 직접 교부하고 있고, 체육회 사업이 문체부 등으로 이관되면서 추가로 500억원 넘게 깎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