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방문한 트럼프 장남 [로이터]
덴마크가 자국 자치령인 그린란드 장악 의지를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에 협상을 제안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1일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덴마크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에 그린란드의 안보 강화와 이곳에 주둔하는 미군을 증강하는 방안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는 비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22일 신임 주덴마크 대사 지명을 발표하면서 "국가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권 1기 때에 이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인데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튿날에는 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직접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단 러시아와 중국에 의한 서방 동맹의 안보 위협 탓에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남의 그린란드 방문 사실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매우 악랄한 외부 세계로부터 그곳을 보호하고 아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허풍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은 덴마크가 이번에 비공개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린란드를 미국에 넘겨주지 않고도 이러한 안보 우려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하기 위해서라는 게 악시오스의 분석이다.
악시오스는 "덴마크 정부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것을 피하고자 하며, 트럼프 측에게 트럼프 당선인이 내놓은 발언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당시 소련 잠수함이나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의 방어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덴마크는 이미 그린란드와 협의해 그린란드의 군사 인프라와 역량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린란드 내 미군을 증강하는 조치만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만족할지는 미지수라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안보보다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린란드에는 석유, 가스뿐 아니라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반도체나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 주변 빙하가 녹으면서 일대 해운과 천연자원 발굴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당선인이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덴마크와 (미군 증강을) 협상하고 승리를 선언하는 데 만족할 것인지, 80년 만에 미국에 새로운 영토를 확보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려 하는지가 실제 문제"라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