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尹영장 재집행 고심하는 공수처… ‘경호처 수장공백’ 변수될까

2025-01-10 (금) 10:22:49
크게 작게

▶ 김성훈 차장 ‘강경저지’ 가능성…강제수사 압박에 지휘부 동요 관측도

▶ 공수처 “결정적 영향 없어…인력·장비 동원 준비가 가장 중요”

尹영장 재집행 고심하는 공수처… ‘경호처 수장공백’ 변수될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에 앞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집행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공수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신중히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10일(한국시간)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모습. [연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이후 첫 토요일인 11일(이하 한국시간)에도 2차 집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공수처가 있는 정부 과천청사 5동에는 오동운 공수처장을 비롯해 수사팀 일부가 이날 오전 출근했다. 다만, 당장 영장 재집행에 나서기 위한 긴박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 분위기다.

공수처는 경호처 내부 분위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경찰 측과의 협의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1차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전날 사임함으로써 경호처 수장 공백이 생겼지만, 공수처는 "영장 집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집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경호처 지휘부 공백 사태로 인한 내부 혼란 등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동원 가능한 경찰력의 규모와 장비 등이 재집행 결정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처장의 사임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성훈 경호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 경호처의 영장 집행 저지가 더욱 강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경파인 김 차장을 중심으로 경호처가 더욱 결집하며 공조본에 강하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호처 지휘부 라인의 균열이 시작되면서 체포영장 집행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차장이 이날 오전 경찰의 3차 소환 통보에도 불응하면서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다른 경호처 간부들도 압박을 느껴 지휘체계에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에게는 이날 오후 2시,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는 13일 오전 10시에 조사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를 두고 공조본이 경호처 지휘부가 조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기습적으로 영장 집행에 나선다거나 이들이 출석 요구에 끝내 불응할 경우 이들 경호처 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모두 발부받아 공수처와 경찰이 각각 윤 대통령과 이들 간부에 대한 영장 집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런 가능성에 대해선 "(경호처 간부) 소환 일정이 집행의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영장 재집행을 위한 경찰력 배치가 단시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만큼 결국에는 경호처 저지선 돌파 대책 마련과 경찰력 동원 규모 결정 등 집행 준비에 대한 협의가 완료되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의미다.

공조본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만큼 영장 재집행 시점은 이번 주말보다는 다음 주 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전날 영장 집행에 투입될 20여명의 지휘관을 국가수사본부로 불러 인력·장비 동원 방안을 논의했지만 세부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