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거신 전화는’ 종영 인터뷰… “K-드라마식 순애보 담겨”
▶ “40대 고민, 한석규 조언에 힘 얻어”…차기작은 휴먼코미디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사언은 제가 예전에 한 캐릭터들의 종합선물 세트 같아요. 그 속에 구동매('미스터션샤인') 같은 면도 있고 강동주('낭만닥터 김사부')도 있죠. 제 필모그래피 속 장점이 모인 캐릭터 아닐까요."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냉철하면서도 순애보를 간직한 남자 주인공 백사언을 연기한 유연석(41)은 자기 캐릭터가 유독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를 묻자 곰곰이 고민한 끝에 대답을 내놨다.
6일(한국시간) 서울 강남구 소재 소속사에서 만난 그는 벌써 백사언을 벗어낸 모습이었다.
몸에 '칼각'으로 맞춘 정장 대신에 포근해 보이는 파스텔톤 카디건을 걸치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유연석은 "여러 캐릭터 중에서 저는 안정원('슬기로운 의사생활')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주장한다"며 "물론 너무 완벽한 캐릭터긴 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간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로 활동해 온 유연석이 어떻게 보면 뻔한 로맨스 드라마인 '지금 거신 전화는'에 출연을 결정한 배경은 뭘까.
그는 "근래 정통 로맨스를 하고 싶었다"며 "4부 대본까지 보고 '또 스릴러인가' 했지만 사실 로맨스 장르이고, 차가운 인물로 시작해 변화하는 백사언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마음으로 선택한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됐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백사언의 순애보가 통했다"며 "이 작품은 예전 K-드라마에서 다루던 느낌의 순애보를 담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홍수 속에서 잠시 소외됐던 K-드라마식 순애보를 다뤄 해외에서도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고 짐작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을 통해 유연석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40만명에서 420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해외 팬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본다는 그는 "마지막에 침실 장면이 있는데, 브라질 푸드코트에서 700명이 단체 관람하다가 환호하는 반응 영상을 봤다"고 떠올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소처럼 일한다고 '유연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다작하는 배우지만, 그 역시 배우로서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유연석은 "어느 순간 촬영장에서 가장 선배가 되기도 하고, 팀의 리더가 돼야 하는 상황도 생기더라"며 "잘 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40대에 로맨스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선배 한석규에게 좋은 조언을 얻기도 했다.
그는 "선배님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지막 촬영을 할 때 찾아갔다"며 "앉자마자 '너무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신 뒤 제가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부분을 긁어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뭔가 도사님 방에 찾아간 것 같았고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선배님이 '40대는 연기자로 꽃을 피울 나이'라고 했다"며 "본인도 10년에 한 작품씩 남기려고 했으니, 조급하지 않게 즐기면서 이 시기를 지나가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이 드라마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유연석은 다음 작품에선 휴먼 코미디에 도전한다.
"딱히 하고 싶은 장르는 없지만, 안 해본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죠. 코미디를 안 해봤는데, 마침 다음 작품 '신이랑 법률사무소'가 휴먼 코미디여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