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작년 9월 법안 서명
▶ 최저임금 1년만에 30% 올려
▶ 방문자 전국 대비 2배 급감
▶ 쉐이크쉑, LA서만 5곳 폐점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체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20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AB 1228’ 법안이 시행된 후 메뉴 가격이 6.5% 인상되고 손님 숫자는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지난 4월부터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체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20달러로 인상된 후 메뉴 가격이 치솟고 고객 방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파격적인 인상을 통해 성인 근로자들의 소득 보전을 해주겠다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실험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19일 컨설팅업체 ‘레비뉴 매니지먼트 솔루션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패스트푸드 가격은 전국 평균(3.3%)의 두 배에 달하는 6.5%가 인상됐다. 고객 방문은 전국 평균(1.8%)의 두 배가 넘는 3.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올해 4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급 20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 ‘AB 1228’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시급 15.5달러에서 29%나 인상한 수준이다.
당시 주정부는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하는 50만명 이상의 근로자 중 다수가 돈을 버는 10대가 아닌 가족을 부양하는 성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법안은 2025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폭을 제한하기로 했다.
법안의 적용대상은 미 전역에서 사업장을 최소 60곳 보유한 패스트푸트 체인점이다. 대표적으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피자헛 등처럼 주문 시 돈을 지불하고 별도의 팁을 주지 않는 식당들이 해당한다.
최저 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메뉴 가격 상향과 고용 감소라는 후폭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정책연구소가 지난 6~7월 캘리포니아에서 영업 중인 180여개의 패스트푸드 체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8%는 “최저임금이 오른 후 메뉴 가격을 상향했다”고 답했다. 89%는 직원의 근무 시간을 줄였고, 73%는 오버타임을 제한했다. 70%는 직원을 감축하거나 포지션을 통합했다고 강조했다.
후버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AB 1228’ 법안이 통과된 직후부터 올해 1월까지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체인은 최저임금 인상의 시행에 대비해 무려 9,500개의 근로자를 해고했다. 지난해 12월 피자헛은 배달원 1,200명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고, 라운드 테이블 피자는 올해 1,280명의 배달 기사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셰이크 쉑은 LA에서만 5곳의 영업을 중단했고, 타코 체인점 루비오스 코스털 그릴도 지난 5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만 48곳의 매장 문을 닫았다.
프랜차이즈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한인 요식업계 전반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 중인 한인들은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키오스크 도입을 늘리고 직원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반 식당도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폭에 맞춰 최저임금을 올려달라는 직원들의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에 거주하는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식자재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인데 패스트푸드 체인의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일반 식당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불경기로 손님은 줄어들고 있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최저 임금도 급격하게 올라서 어떻게 식당을 꾸려나가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프랜차이즈인 플린 그룹의 소유주인 그렉 플린은 “주정부가 시장에서 지지받지 못하는 해결책을 내놓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노동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며 “여전히 우리는 캘리포니아에서 돈을 벌 수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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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