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재·기술 빼오기 목적
▶ 미국 정부 제재 ‘우회’
알리바바 등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이 미국 기술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의 발판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통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첨단 AI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경쟁사들로부터 ‘인재 빼 오기’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술그룹들이 지난 수개월간 실리콘밸리에서 업무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첨단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의 조치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과 관련이 있거나 중국 기업이 소유했더라도 미국에 기반을 둔 업체는 미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최첨단 AI 칩에 접근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런 점을 활용, 미국 지사 등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실리콘밸리 인근 서니베일에서 AI 팀을 모집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비롯해 미국 주요 IT기업에서 근무한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 AI 연구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출신의 한 연구원은 중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과 알리바바를 포함해 중국 IT기업들로부터 이직 권유 문자 폭탄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 자세히 물으며 취업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메이퇀 경영진이 AI 분야에서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지난 몇 달간 실리콘밸리에 팀을 꾸려왔다고 전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확고한 AI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러 팀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그중 한 연구팀은 틱톡에 AI 기능을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직원 중에 도우바오(Doubao) 챗봇 모델을 연구하는 그룹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