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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위자들로 내각 채우는 트럼프, ‘미투 운동’ 저항”

2024-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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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성폭력 인정된 첫 대통령…미투 운동에 새로운 질문”

▶ 트럼프, 법무·국방 지명자 위해 부통령 파견…직접 설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성 비위 의혹에 휩사인 인사들의 내각 기용을 밀어붙이는 것이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백래시(반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 "트럼프 당선인이 (성 비위) 의혹 제기가 갖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싸움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해설했다.

현재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지명자는 과거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공화당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숙소에서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은 모두 기소되지는 않았고, 이런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세간의 관심에서는 다소 멀어져 있지만,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도 20여년 전 자택에서 베이비시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지난 여름 제기됐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지난 6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전직 직원 8명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들은 머스크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외설적인 농담을 퍼부어 직장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과 주변의 핵심 인사들은 이런 의혹 제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 지명자에 대한 지지를 독려하기 위해 J.D.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워싱턴DC로 급파했다. 밴스 당선인은 조만간 게이츠와 헤그세스 지명자를 각각 만나는 등 '셰르파'(조력자)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직접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게이츠 지명자의 임명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하며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게이츠 지명자를 만화 캐릭터인 '저지 드레드'에 비유하며 "게이츠가 우리 정의의 망치가 될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를 두고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법원으로부터 성적 학대 사실이 인정됐음에도 대통령이 되는 첫 사례"라며 "그러나 원하는 대로 인선이 이뤄진다면 내각에서 혼자서만 의혹을 받는 인물이 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며 경력을 쌓아 온 트럼프 당선인이, 마찬가지로 고의적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지명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20여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모두 부인했으나, 패션 칼럼니스트 E.진 캐럴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배심원단은 성폭행 사실을 인정해 500만 달러(약 69억원)을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NYT는 "의혹의 당사자들에게 권력이 주어지면서, 지난 수년간 나라를 휩쓸었던 미투 운동의 미래에도 새로운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미투 운동으로 대표되는 성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합리적 수준을 벗어났다는 남성들의 '백래시'에 직면한 시기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남성 우월주의적인 언어를 활용하는 선거전으로 남초 커뮤니티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검사 출신으로 '불신당하는 말'의 저자인 데버라 터크하이머는 이를 두고 "슬프게도 미투 운동이 불완전했음을 보여준다"며 "고발당한 남성의 이익을 피해자보다 우선시하겠다는 집단적 의지의 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미투 효과'의 저자인 리 길모어는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날수록 자신의 행동도 정당화된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규범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미투 운동이 시험에 들었지만, 미투 운동의 죽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많은 이들이 2017년 이후 여성들이 진실을 말했다고 믿었다. 우리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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