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완화 기대감에 비트코인 사상 첫 8만달러 돌파
▶ 가상화폐업계, 선거에 돈 쏟아부어…미 의회도 ‘親코인’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설치된 가상화폐 시세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이어 미 의회 지형도 가상화폐에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르네상스', '가상화폐 황금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초로 8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손쉽게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말이나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12만5천 달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 '가상화폐 대통령' 트럼프, 규제 완화 전망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한때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 등의 발언을 내놨고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가상화폐 업계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가상화폐 관할 당국이 SEC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로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캠프 내에도 친가상화폐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하워드 루트닉도 가상화폐 기업 테더가 지분을 보유한 투자업체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선거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위에 비트코인 깃발이 나부끼는 합성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 선거에 천문학적 돈 쏟아부은 가상화폐 업계…"정치세력으로 부상"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규제받아온 가상화폐 업계는 약 1년 전부터 이번 대선과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를 통해 가상화폐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미 의회 지형을 바꾸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었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가상화폐 업체들은 1년 전 가상화폐에 비판적인 정치인을 겨냥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페어셰이크에 1억7천만 달러(약 2천369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이 단체는 이번 선거 기간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880억원)를 지출했으며,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세러드 브라운 의원(민주) 등의 낙선을 이끌어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슈퍼팩이 지지한 후보 58명 가운데 최소 54명이 당선됐으며, 로비단체 '스탠드위드크립토'는 이제 미 의회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정치인이 284명, 비판적인 정치인이 132명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내 가상화폐 수용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황금기의 시작이라고 했다.
또 "가상화폐 업계의 대승"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규제 당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가상화폐 반대자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나쁜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의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앞으로 52주 동안 매주 나올 호재의 시작 부분"이라고 기대했다.
블록체인협회의 크리스틴 스미스는 "가상화폐가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만큼 (업계에) 불공정한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봤다.
◇ 날개 단 비트코인…"연말까지 10만달러 가능성"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 속에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이어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Red Sweep·공화당 싹쓸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미 동부시간 10일 사상 처음으로 8만 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한때 8만1천 달러선까지 찍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15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4.82% 오른 80,493.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보다는 17%나 올랐다.
시가총액 규모 4위인 솔라나는 24시간 전 대비 5.49% 오른 210.38달러를 기록 중이며 한때 시가총액 1천억 달러(약 139조원)를 넘겼다.
솔라나와 이더리움 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30%가량 오른 상태다.
'대선 일등 공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련 있는 도지코인은 일주일 사이 92.81% 급등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원화 마켓에서도 최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2시25분 현재 1억1천370만원으로, 전날보다 2% 넘게 올랐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 3월 14일의 1억5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일 거래량은 지난 6일 1만7천174개로 전날(4천786개)보다 259% 급증했다. 지난 10일에도 거래량이 8천개를 넘는 등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손쉽게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말이나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12만5천 달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