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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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모략, 험담하지 말라’

2024-11-05 (화)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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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한 청년이 랍비를 중상모략하며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복받치는 후회감에 청년은 랍비에게 용서를 구했다. “죄를 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벌도 받겠노라”고 빌었다. 랍비는 청년에게 새의 깃털로 속을 넣은 베개를 가지고 와, 안을 자른 다음 깃털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나서 다시 찾아오라고 일렀다.

청년은 시킨 대로 한 다음에 랍비에게 달려 와 “이제 제 죄가 씻겨졌습니까?”라고 물었다. 랍비는 “자네가 할 일이 한 가지 더 남아있네 가서 깃털을 모두 주어오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데요”하고 청년은 난색을 표했다. 랍비는 말했다. “바로 그렇지. 네가 이미 저질러버린 일을 나중에 아무리 고쳐보고 싶어 해도, 내 말 한마디로 인해 끼쳐진 피해를 회복시킨다는 건 이미 날아가 버린 새 깃털을 다시 주워 모으는 일 만큼이나 불가능한 것이네.”

(죠셉 텔러슈킨의 ‘용기를 주는 말, 상처를 주는 말’ 중에서)


사람이 매일 쓰는 단어는 언어지문(指紋)이다. 사람은 그가 쓰는 단어를 통하여 자신의 흔적을 DNA처럼 긴 사슬을 삶의 궤적위에 남긴다. 그 사람이 쓰는 단어의 지문을 채취하여 분석하면 그 사람의 성품, 인격, 됨됨을 알 수 있다. 쓰는 단어를 모으면 곧 그 사람의 운명이 된다. 문자 그대로 문여기인(文如其人)이다.

911 사태이후로 미국 사람들의 언어는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나’라는 개인적 단어보다 ‘우리’라는 사회적 단어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탁월한 지도자, 고학력자, 돈독한 신앙인, 긍정적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 반면 ‘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독재자, 거짓말 많이 하는 사람, 우울증을 앓는 사람, 이기적 성향에 경도 된 사람이 비교적 많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의 총체이고 내일의 삶의 방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당신은 리더인가. 끊임없이 언어를 제련하고 정화하라. 언어를 관리하지 못하면 그 인생이 잘못 될 공산이 크다. 남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험담은 절대 삼가야 한다. 윌리암 블레이크는 말했다. “악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참말은 지어낸 어떠한 거짓말도 능가한다.”

의인 욥을 하나님께 참소한 사탄은 험담의 우두머리다. 사탄은 하나님은 세상에 떠도는 소문을 모른다고 비난하면서 말했다. “욥이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 이제라도 주께서 그가 가진 것을 치시면, 그는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욥이 어떤 시험을 겪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하고 경외할 것을 믿었다. 그리고 사탄에게 욥의 목숨만 제외하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마음대로 휘두르도록 허락했다. 단숨에 사탄은 욥의 몸과 가정을 파탄시키고 재산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욥을 신뢰하고 사랑했던 하나님은 사탄의 험담과 비난으로부터 욥을 지켜주셔서 축복을 지켜 나갈 수 있었다.

확실하지 않다면 타인에 대하여, 심지어 가까운 지인에 대하여도 험담이나 비난하는 말을 하지 말라. 만약에 확실하다면 네 자신에게 “무엇 때문에 내가 그 얘기를 꺼내야 하는가를 세 번 물어라.”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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