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가 전국최초로 제정한 ‘WA Cares’(직장인 장기간병보험 제도)가 변경될 경우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는 11월5일 선거에 상정된 주민발의안 2124호(I-2124)는 주정부가 직영하는 WA Cares의 의무가입제를 탈퇴선택제로 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원래 WA Cares는 관계법 제정일인 2021년 11월1일 이전부터 이미 민간 장기간병 보험 플랜에 가입한 사람 외에 모든 직장인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발의안이 통과되면 WA Cares에서 탈퇴하는 직장인들은 소득 100달러 당 59센트인 보험료(연봉 6만5,000달러인 경우 377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추후 보험혜택(최대 3만6,500달러를)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이미 납부한 보험료도 환불받지 못한다.
주정부는 WA Cares에 대다수 직장인들이 가입할 경우 운영이 75년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보험이 선택가입제로 바뀌고 워싱턴주의 390여만 직장인들 중 65~91%가 탈퇴할 경우 3년 후인 2027년 파산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럴 경우 WA Cares엔 꼭 필요한 사람만 가입해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불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탈퇴자가 더 늘어나게 돼 건강보험업계에서 일컫는 소위 ‘죽음의 소용돌이’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I-2124가 통과될 경우 장기간병보험이 필요한 직장인들은 민간 보험회사의 플랜을 구입해야 하지만 대부분 제한적이며 보험료도 비싸다. 워싱턴주에 진출한 69개 생명보험사가 장기간병 플랜을 판매하지만 이들 중 보험료 수입이 100만달러를 초과한 회사는 40% 정도에 불과하고 30%는 10만달러에도 못 미쳤다. WA Cares와 달리 민간 보험플랜은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점도 직장인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I-2124가 통과된 후 주의회가 WA Cares를 살리기 위해 이를 개정하는 작업도 어렵다. 관계법은 주민발의안이 통과된 후 주의회가 2년 안에 이를 개정할 수 없으며 상·하원에서 모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I-2124가 통과될 경우 WA Cares를 모델로 삼고 비슷한 보험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메인, 매사추세츠, 미시간, 미네소타, 뉴욕, 하와이 등 7개주에 미치게 될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