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사탑의 ‘젓가락 팔’로 1단 수퍼헤비 로켓 회수
▶ 2단 우주선도 목표지점에
13일 텍사스주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의 발사되고 있다. 아래쪽은 수퍼헤비 로켓이 발사 후 귀환해 ‘젓가락 팔’ 모양의 장비에 성공적으로 거치되는 모습. [로이터]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13일 다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처음으로 시도된 ‘젓가락 팔’ 장비를 이용한 대형 로켓 회수에도 성공해 스타십 개발 가도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스타십은 이날 오전 7시25분(미 중부시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스페이스X는 이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발사 이후 약 3분 만에 전체 2단 발사체의 1단 부분인 수퍼헤비 로켓이 상단 우주선 스타십에서 순조롭게 분리됐다. 또 발사 약 7분 만에 1단 로켓 추진체인 수퍼헤비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와 수직 착륙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수퍼헤비 착륙에는 발사탑의 ‘젓가락 팔’을 사용해 수퍼헤비를 지상에서 약간 떨어진 공중에서 잡는 획기적인 기술이 처음으로 시도됐고, 첫 실험에서 곧바로 성공하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수퍼헤비는 지상의 발사탑 쪽으로 근접하면서 엔진에서 불을 뿜어내며 역추진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급격히 줄였고, 젓가락 모양으로 평행한 구조의 대형 로봇팔 2개는 대형 로켓을 붙잡아 무사히 발사대에 거치했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그동안 목표한 수퍼헤비 로켓 ‘재활용’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X는 향후 2단 우주선도 온전히 회수해 재사용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젓가락 로봇팔은 영화 속 괴물 고질라에서 이름을 따 메카질라(Mechazilla)로도 불린다. 앞서 스페이스X는 자사 엔지니어들이 추진체 포착 시도를 위해 수년간 준비하고 몇 개월간 시험을 거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수퍼헤비가 계획대로 착지에 성공하자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울러 수퍼헤비가 분리돼 착지하는 동안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도 약 75분간의 계획된 비행에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은 시속 2만6,225km 안팎으로 고도 210km에 도달해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발사 40여분간 지난 시점부터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해 바다에 착수(스플래시 다운), 폭발 없이 비행을 마쳤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이었다.
머스크는 화성을 개척해 인류가 이주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스타십을 개발해 왔다. 이 우주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스타십은 길이 50m, 직경 9m로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역대 최대 로켓 수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1m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