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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플랜트(미국 EV 전용 공장) 가동 …‘완전자율주행 EV’ 테슬라 제친다

2024-10-14 (월) 서울경제=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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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빌리티 판 흔드는 현대차

▶ GM 손잡고 제품 다양화
▶메타플랜트로 대량생산체제
▶일반·기업시장 진출 발판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깜짝 발표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두 회사가 로보택시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밝힌 시기부터가 전략적이다. 미국 전기차(EV) 1위 업체인 테슬라는 10일(현지 시간) ‘로보택시 데이(We, Robot)’를 열고 풀셀프드라이빙(FSD) V12 버전을 앞세워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EV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현대차와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웨이모가 손을 잡고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먼저 선언한 것이다.

웨이모는 인텔의 모빌아이와 함께 세계 최고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의 기반이 될 모빌리티 기기인 EV를 양산할 하드웨어 역량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에서 EV를 판매하고 있는 테슬라가 시장에 뛰어들면 로보택시 시장의 경쟁은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웨이모는 EV 품질과 양산 능력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은 현대차와 손을 잡으면서 로보택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대목은 공격적인 합종연횡으로 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는 현대차의 행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12일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시장에서 투싼과 싼타페 등 중소형 SUV에 강점이 있는 현대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GM과 동맹을 맺었다. 현대차와 GM이 EV를 활용해 모든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는 협력을 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인 웨이모와 손을 잡으면서 로보택시까지 진출했다. 현대차는 차종을 늘릴 수 있는 하드웨어 분야는 물론 커넥티드카를 구현할 로보택시 사업까지 확장한 것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가동한 해외 최초의 EV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하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던 유럽은 전력 공급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EV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겪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같은 보조금을 쏟아내며 EV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과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차는 이 같이 시장의 지형이 바뀌는 변화의 순간에 미국에서 EV 대량생산 체제를 완성했다. 일반 소비자 시장은 물론 로보택시와 같은 기업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GM과의 공동 기술 개발, 생산 협력은 물론 웨이모와의 로보택시 협력 사업 발표도 EV 양산 체제를 갖춘 메타플랜트 가동 시기와 맞물려 있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 브랜드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에서는 EV 시장에서 점유율이 20%를 넘기려면 압도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을 전면에 내세워 EV 시장을 선점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경제=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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