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여론조사서 56% 지지율… “과거 민주 대선후보 3명보다 지지율 저조”
▶ “대다수 히스패닉계 트럼프의 초강경 反이민정책에 ‘내 얘기 아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계로부터 예전만큼 강력한 지지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히스패닉계 유권자 902명 대상 여론조사(오차범위 ±4.5%포인트)를 인용,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 지지율은 위험할 정도로 낮은 반면,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의 최근 3명 대통령 후보들에 비해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이 낮았으며 경제, 이민, 범죄 등 주요 이슈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는 5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을 때 히스패닉 유권자의 약 70%가 지지를 보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68%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020년 대선에서는 62%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지지했다.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진 마지막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04년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16년 28%, 2020년 36%의 지지를 받았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37%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히스패닉계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대다수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초강경 반(反)이민 메시지를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고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히스패닉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했고, 6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 밖에서 태어난 응답자의 51%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자신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정책 공약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NYT는 지적했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과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NYT는 "이러한 지지의 대부분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 쪽에서 나왔지만, 해리스 지지 유권자의 9%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며 "이러한 지지는 주로 미국에서 태어난 라틴계 유권자들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뉴멕시코주 커틀랜드의 교사 주디스 카마초(28) 씨는 NYT에 "트럼프에게 투표할 계획이다. 미국에 오는 일부 이민자들이 해를 끼칠까 봐 걱정된다. 불법 이민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과거 불법으로 미국에 온 가족이 있지만, 그들이 한 일을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히스패닉계는 민주당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주 투손의 고교 교사인 레이먼드 이슬라스(58) 씨는 최근 양대 정당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등록했다면서도 공화당에 대해 "그들은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들이 내뱉는 수사는 무섭다"며 마지못해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NYT에 전했다.
한편, 앞서 NYT는 전날 이처럼 히스패닉계뿐 아니라 흑인 유권자 역시 과거 민주당에 실어준 압도적인 지지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보내지 않고 있으며, 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약간의 표 차로 승부가 결정될 핵심 경합 주에서 승리 가능성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