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백 불기소·대장동 의혹’ 등 상임위 곳곳 충돌 예고
▶ 결정적 한방없이 정쟁만 격화… ‘민생뒷전 맹탕국감’ 우려도
7일(한국시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14일(한국시간)부터 2주 차 국정감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방이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국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국감 첫 주 동안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로 선고를 앞둔 이 대표를 정조준했고, 민주당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대통령실 관저 불법 증축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으로 총공세를 펼쳤다.
2주 차 국감 역시 김 여사와 이 대표 관련 이슈가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4일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감에서 야당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채상병 사망 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공수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공수처를 방문해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을 서둘러 마무리하라고 촉구한 만큼, 이와 관련한 질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도 뇌관이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불기소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와 경기남·북부경찰청 국감에서 이재명 대표의 '코나아이 특혜 의혹'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태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있다는 입장이다.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여야의 충돌을 격화시킬 화약고는 상임위 곳곳에 널려있다.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한 행안위 국감에서는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두고 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실체 없는 외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육해공군 본부를 상대로 열리는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군의 충암고 출신들을 일컫는 '충암파' 논란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 출신 인사가 군에서 중용되고 있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을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감에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와 보도 편향성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의 이사진 선임이 주요 이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국감에서 체코 원전 수출, 동해 가스전 시추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감 2주차에도 '김여사·이재명 리스크'를 둘러싼 난타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현재까지는 상대방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지 못한 채 정쟁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감장에서 피감 기관만 바꿔가며 비슷한 의혹 제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행정부 감시·견제와 민생 대책 점검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당 의원들은 민생·정책 국감을 하려고 노력하고, 실제로도 정책 질의도 많이 한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의 일방적 정치 공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건희 감사'가 주로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심각하다는 증거 아니겠나"라며 "의원들의 질의로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