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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2개월만에 긴축 종료… 기준금리 0.25%P 인하

2024-10-12 (토)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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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성장 불확실성 커졌다”
▶ 물가 상승률 등 둔화도 배경

▶ 주택 매수 심리 자극은 우려
▶ 시장 “내년 분기당 1회씩 인하”

3년 2개월만에 긴축 종료… 기준금리 0.25%P 인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긴축 기조의 통화 정책을 전환했다. 역대 최장기 동결을 이끌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더해, 내수(소비와 투자)에 대한 한층 짙어진 우려를 표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1 물가 상승률과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시작됐던 기준금리 인상기가 막바지 1년 9개월 동결 기간을 거쳐 막을 내린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통방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 및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외환시장 리스크 완화를 인하 배경으로 꼽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처음 1%대로 떨어지자, "물가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2% 내외를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도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확신했다.


인하 시기를 늦췄던 가계부채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8월 10조 원에 가깝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달 5조 원 규모로 반토막 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대출 증가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됐다가 11월 이후 주택 거래 감소 영향으로 다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주택 매수 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실질금리가 높아서 더 인하할 여력이 남아 있으나, 속도는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가겠다"며 금융 안정이 금리 고려 요소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며 "통화 기조를 전환한 만큼 외환시장 부담도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가 특히 강조한 것은 경기였다. 통방문에는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물가 상승률도 "낮은 수요 압력으로 인해 8월 전망치(2.5%)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 주체가 지갑을 닫아 물가 오름세가 더디다는 뜻이자, 경기 회복을 위해 긴축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속뜻이 담긴 대목이다.

금통위원들이 참고한 경제상황 평가(10월) 자료를 보면, 한은은 특히 건설투자에 대해 “신규 착공 부진 지속, 사회간접자본(SOC) 집행 축소 등으로 하방 위험이 다소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경기,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향방, 중동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여건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첨언했다.

많은 금통위원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총재를 제외한 위원 6명 중 5명은 ‘금리 인하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며 3개월 내 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명은 내수 하방 위험을 이유로 3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금통위의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금리에 관한 지침)를 근거로 내년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봤다.

최진호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2%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까지 낮아질 필요가 있다. 중립금리 중간값은 2.5%로 추정된다”며 “내년 분기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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