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문학 세계에 우뚝
▶대표작 ‘채식주의자’ 등
▶ “역사적 트라우마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평가
한국 소설가 한강(53)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계에 우뚝 서는 쾌거를 이뤘다.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최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림원은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앞서 연작 소설집 ‘채식주의자’ 등으로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온 동세대 대표 작가다. 그는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국제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은 여기에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됐다.
한강은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국 내에서는 한국소설문학상·이상문학상·동리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한편 한강은 노벨상 수상자로서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05만 달러)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시상식은 올해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