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컵 준결승서 패배 안긴 요르단과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
▶ ‘캡틴’ 손흥민 빠져…전술 고심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6일 오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열리는 요르단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위기의 홍명보호가 요르단을 상대로 ‘아시안컵 복수전’을 펼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8위 요르단과 23위 한국은 승점과 골 득실이 모두 동률이다.
다득점에서 앞선 요르단(4골)이 B조 1위, 우리나라(3골)가 2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요르단을 발판으로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전까지 3, 4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해 월드컵 본선 직행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2연전까지 마치면 B조 내 나머지 5개국과 홈 앤드 어웨이로 총 10경기를 치러 각 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 3차 예선 여정 중 절반가량을 소화하게 된다. 아울러 쿠웨이트를 제외한 팔레스타인(1차전), 오만(2차전), 요르단(3차전), 이라크(4차전)까지 B조 내 경쟁국들과 모두 한 번씩 맞붙게 된다.
이번 요르단전은 아시안컵 복수전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축구가 직면한 문제의 발단은 지난 2월 요르단전 패배였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던 한국 축구엔 요르단전 패배 직후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선수단 내 발생한 다툼이 수면 위에 올랐고, 대표팀 관리 책임 문제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자초지종 끝에 홍명보 감독이 새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으나, 그 과정을 놓고 발생한 공정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홍명보호의 상황이 좋지는 않다.
우리나라 축구의 대들보 손흥민(토트넘)이 허벅지를 다쳐 대표팀에서 하차해 홍명보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대체 자원으로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 홍현석(이상 마인츠) 등이 거론되지만, 상대 수비진을 몰고 다니는 손흥민의 존재감과 무게감은 다른 선수와 비교할 수 없다.
손흥민 없는 홍명보호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어떻게 공격진을 구성하고 요르단의 방패를 뚫어낼지 이목이 쏠린다. 경기 외적으로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전술 능력에 대한 팬들의 의구심과 비판 등으로 매 순간 시험대에 오르는 게 홍명보 감독의 처지다. 문체부는 감사 중간발표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못 박았고,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정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구 팬들 역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사임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새 사령탑이 부임하면 일정 기간은 감독이 자기 색채를 팀에 입히는 기간을 지켜보는 게 보통이다. 이런 ‘허니문 기간’이 없는 홍명보 감독은 매 경기 쾌승을 지휘해내야 하는 처지다.
손흥민 없이도 요르단 원정에서 ‘복수’에 성공한다면, 자신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되돌리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반대로 아시안컵의 수모가 반복된다면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요르단 내부 변수도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각각 선제 골과 추가 골을 넣었던 요르단 공격의 핵심 자원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와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모두 다쳤다. 약 3주 전 게시된 알아라비의 공식 소셜미디어(SNS) 공지에 따르면 알나이마트는 갈비뼈가 부러져 6∼8주 간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
알타마리는 9월 월드컵 예선 오만전에서 발목 인대가 파열돼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은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 모두를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 포함했다. 이들의 몸 상태가 어떤지는 경기가 임박해서야 드러날 전망이다.
요르단의 ‘원투 펀치’로 꼽히는 이들의 출전 여부에 따라 홍명보호의 전술적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