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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끌고 차 밀고… “일 제치고 최대 연 수출액 가능”

2024-10-09 (수) 서울경제=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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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9월 수출액 7.5% 증가
▶ 반도체 수출액 전년비 37%↑

▶ 차 4.9% ↑ 넉달만에 증가세
▶ 대중 무역도 7개월만에 흑자

지난달 수출실적이 역대 9월 가운데 최대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압도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와 견조한 정보통신(IT) 기기 수요 등으로 대미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2대 수출품목인 자동차가 지난달 조업일수 감소에도 5%가량 증가한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한 136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6월 134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뒤 7월(112억 달러)과 8월(119억 달러)에 주춤했으나 지난달 반등했다.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부문은 87억 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미 반도체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111.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도 17.8%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역시 반도체 수출액 증가에 주효했다. D램(DDR4 8Gb)과 낸드(128Gb) 고정가는 지난해보다 각각 31%, 14%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나타내면서 글로벌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우울한 전망은 힘을 잃게 됐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향후 실적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주요 기업의 실적이 좋게 나타나고 있어 모건스탠리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관련 대기수요가 풍부하고 IT기기의 수요도 여전히 탄탄하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 역시 반등세를 나타냈다. 9월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4.9% 증가한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4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은 132% 증가한 15억 달러로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무선통신기기와 선박도 각각 19억 달러, 24억 달러로 각각 19%, 76.2% 증가했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117억 달러를 나타냈다. 대중 무역수지도 5억 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액 역시 3.4% 증가해 역대 9월 가운데 가장 높은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521억 2000만 달러에 그쳤다. 원유와 가스 수입액이 각각 11.6%, 0.6% 감소하는 등 전체 에너지 수입액(-8.4%)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에 비해 수입 증가세가 낮은 까닭에 지난달 무역수지는 66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의 수출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 교수는 “미국 경기의 연착륙과 중국 정부의 대대적 경기부양책 등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수출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미국 연준의 지난달 ‘빅컷’에 따른 소비·투자 진작 효과를 무시 못 할 것”이라며 “반도체 등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정부 역시 올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총력 지원을 펼치고 있다. 산업부와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한일 간 누적 수출액 격차는 67억 달러로 역대 최소 수준이다. 특히 올해 1·5·8월엔 한국 수출액이 일본을 앞지르기도 했다. 아직 일본은 9월 수출입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경제=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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