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유엔총회 등 무대로 프랑스·이스라엘·레바논 등과 협상 박차
▶ 바이든 “전면전 가능하지만, 중동 지역 근본적으로 바꿀 합의도 가능”
미국-GCC 외교장관 회의[로이터]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간 공방이 격화하면서 가자 지구 전쟁이 역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뉴욕 유엔총회 등을 무대로 긴장 완화를 모색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되기는커녕 '확전 방지' 목표까지 위협을 받게 되자 대외적으로 외교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물밑 외교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에서의 교전을 중지(pause)하고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외교적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CNN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외교적 노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간 지난 23일 통화를 계기로 시작됐으며 미국과 프랑스에 더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비롯한 다른 아랍 국가도 참여하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스라엘 인사가 이 협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새 협상의 목표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간 공방을 일단 중지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 양쪽에서 피난 간 시민들이 집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교착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새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될 경우 중동 지역 내 확전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만약 헤즈볼라와 외교적 해법을 시도하는 것을 하마스가 본다면 하마스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협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 등을 무대로 각 측과 집중적인 논의를 벌이고 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전날 악시오스 행사에서 "우리는 뉴욕과 전 세계 수도에서 실시간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총력전은 레바논에서의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전면전으로 이어지면서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깊은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중동 지역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면서 "나와 내 팀은 이 일을 끝내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랍 국가들은 이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일부 정책만 바꾼다면 그들은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 계기 진행된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는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만났다"면서 "중동 지역 내 (전쟁) 확대 위험은 심각하며 최선의 해법은 외교"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이어 "레바논과 관련, 우리는 전면전을 피하고 이스라엘 및 레바논 주민 모두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외교적 절차로 가기 위해 파트너들과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각국은 이 협상을 끝내기 위해 모든 당사자를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레바논의 긴장을 완화하고 모든 관계자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줄 휴전 협정을 맺기 위해 여러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