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살고 있는 아시인과 하화이 원주민 및 퍼시픽 아일랜드 주민의 약 40%가 지난 1년간 반(反) 아시아 사건의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시안으로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 단체인 아시아 아메리칸 재단과 시애틀에 본부를 둔 중국정보서비스센터가 공동으로 의뢰해 실시됐다. 연구팀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킹, 피어스, 스노호미시 카운티에 거주하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공공 안전에 대한 우려와 경험에 대해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중 30%가 지난 12개월 동안 모욕을 당하거나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4%는 괴롭힘이나 위협을 받았으며, 20%는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23일 리틀 사이공(Little Saigon)에서 열린 지역 사회 회의에서 발표됐다. 회의에 참석한 많은 지역 사회 활동가와 지도자들은 이러한 수치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퀸 팜 리틀 사이공 프렌즈(Friends of Little Saigon) 사무국장은 “이 모든 것을 수치로 보니 슬프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사회 단체들은 이번 연구가 아시아계 주민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의 실태를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BTQ+ 권익 단체인 유토피아 워싱턴(UTOPIA Washington)의 정책 국장인 아드리아나 술루아이는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며 “아시아계 LGBTQ+ 주민들이 겪는 괴롭힘과 폭력 사건도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아시안들이 반아시아 사건을 직접 경험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지역 거주자의 47%가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반면, 시애틀 다른 지역의 거주자는 33%가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인종 또는 민족 때문에 타겟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일부 생활 습관과 행동을 바꿨다고 말했다.
40%는 늦은 밤 외출을 피한다고 답했으며, 28%는 특정 지역 방문을 피한다고 응답했다. 약 20%는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다고 응답했다. 또한 20% 이상이 공공장소에서 모국어 사용을 피한다고 답했다.
반아시아 혐오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중 약 절반은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주목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약 3분의 1은 신고 방법을 몰랐다고 답했으며, 약 4분의 1은 법 집행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경찰의 긴급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언어 접근성 확대와 피해자 지원 서비스, 법률 지원 및 정신 건강 지원 등이 반아시아 혐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안전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나은 인프라, 예를 들어 가로등 설치 및 보행로 확충, 경찰 순찰 증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