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서부를 거점으로 두고 활동하는 카르텔 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분파 간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루이스 산도발 멕시코 국방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서 "시날로아 카르텔 내부 세력 충돌과 이를 막기 위한 군 당국의 대응 과정에서 지금까지 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 중에는 군 장병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산도발 장관은 이달 초부터 시날로아 주변에 2천200명 안팎의 병력을 배치한 상황이라며 "경찰이 폭력 사태와 연관된 30명을 체포해 조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일련의 사건은 시날로아 카르텔 내부 핵심 분파인 '로스차피토스'와 '로스마요스' 간 충돌에 따른 것이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마약 밀매 갱단으로, 최근, 이 범죄조직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구금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국방부 장관은 "시날로아 카르텔 주요 인물들이 체포된 직후 약 5주간은 잠잠했으나, 이달 초부터 혼란이 표면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여러 기관과 협력해 폭력을 유발하는 이들에 대한 정보 활동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날로아 지역 군사령관이 전날 현지 기자들에게 "시날로아에서의 폭력 종식은 범죄 집단의 손에 달려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말을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군이나 경찰의 치안 확보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카르텔이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군은 시날로아 주민의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계속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