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영매체가 러 정보 작전 지원”…러 단체 3개·개인 2명 제재
▶ “중국산 드론도 지원…中, 최종 사용자가 러군인지는 몰랐던 듯”
토니 블링컨 국무 장관[로이터]
미국 정부가 러시아 관영매체들이 러시아의 비밀 정보 작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조달을 지원하는 등 언론사의 범주를 벗어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제재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13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국영방송 RT(과거 명칭 러시아투데이)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 부대에 군사 장비와 물자,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규모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여기에는 저격용 총, 소음기, 방탄복, 야간투시 장비, 드론, 라디오 장비, 개인 조준경, 디젤 발전기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정찰드론을 비롯한 장비 일부는 중국에서 조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크라우드 펀딩을 지시한 주체가 러시아 정부였고, 최종 수혜자가 러시아군이라는 사실을 중국이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특정 사업이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자금을 온라인을 통해 다수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블링컨 장관은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RT 지도부가 이 프로그램을 관리한다는 사실은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RT가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정보를 조작하는 비밀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RT가 러시아 정보 당국과 협력해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치르는 몰도바 대선 결과를 좌우하려고 하고 있으며 몰도바에서 폭력 시위를 일으키려고 정치적 불안을 조장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정부가 2023년 봄 러시아 정보 당국과 연계돼 있으며 사이버 작전 역량을 갖춘 단체를 RT에 심었다고도 설명했다.
이런 활동에 대응하고자 국무부는 RT의 모회사 TV-노보스티와 다른 러시아 관영매체 '로시야 세고드냐', 로시야 세고드냐의 간부 1명을 제재했다.
또 몰도바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아노 에브라지야'라는 단체와 이 단체 간부를 제재했다.
국무부는 이미 지난 4일 RT의 보도 책임자 등을 제재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전 세계에 있는 미국 외교관들에게 RT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주재국과 공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모든 파트너 국가가 RT의 활동을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다른 정보 활동과 마찬가지로 취급하기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의도적으로 정부의 프로파간다를 퍼트리는 매체일지라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옹호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RT와 다른 행위자들이 러시아의 사악한 활동을 지원하는 비밀 활동을 하는 동안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