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감된 남편을 면회하기 위해 교도소를 방문했다가 '알몸 수색'을 받는 등 성추행을 당한 여성이 교정당국 등으로부터 560만달러(약 75억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법원은 미국 여성 크리스티나 카르네다스가 교정당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교정당국이 합의금 560만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합의금 가운데 360만 달러를 교정당국이 지불하고, 나머지 200만 달러는 교도관 2명과 의사 1명 등이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이와함께 캘리포니아 교도소 및 교정당국은 교도소 측이 방문객을 상대로 수색 영장의 제한 사항을 위반하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자료를 배포하라고도 했다. 하지만 합의서에서 피고인 전원은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앞서 카르데나스는 2019년 9월 주립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편을 면회하러 방문했다가 몸수색을 받았다.
당시 카르데나스는 1년 넘게 남편을 보지 못했고, 차를 타고 4시간을 달려 캘리포니아주 테하차피 주립 교도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교도소 측은 수색 영장에 따라 카르데나스에게 옷을 벗으라고 시켰고, 몸을 수색했다. 카르데나스의 변호인에 따르면, 엑스레이와 스캔 검사 결과 아무것도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병원에서 신체 내부 수색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르데나스는 “남편을 보기 전부터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며 “(거기서 벌어진 일에) 큰 충격을 받았고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교도소 측은 무장 강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01년부터 수감 중인 남편 카를로스 카르데나스를 면회 온 사람에 대해 수색 영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장에 따르면 수색영장에는 방문객의 신체 내부에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는 이물질이 검출돼 밀반입될 징후가 보이는 경우에만 옷을 벗고 수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변호인은 “그들은 수색 영장의 제한된 조건을 위반하여 행동했다”며 “수색영장은 엑스레이 검사를 허가했지만 밀반입 물품이 발견되지 않으면 수색과 관련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렇지만 그들은 수색 영장을 무시하거나 위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카르데나스는 신체 내부 수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색을 진행하던 의사가 그를 성적으로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카르데나스는 “그들이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 저는 그 남자(의사)가 제 몸을 수색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매우 분명하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카르데나스는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에 옷을 벗고 교도소 거울 위에 쪼그리고 앉으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수감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감옥과 병원을 오가며 수갑이 채워졌고, 약물과 임신 검사까지 받았다. 수색 과정에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결국 카르데나스는 그날 남편을 만날 수 없었고 심지어 병원으로부터 5000달러(669만원)가 넘는 청구서를 받았다.
카르데나스는 “이 소송을 진행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제가 겪은 것과 같은 엄청난 범죄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재판 결과로 수감자를 방문한 이들이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대를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