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이후 변동성 높아
▶금리·대선·기술주 쏠림
▶ 달러 채권 발행도 급증
▶“위기는 일시적” 지적도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대선, 연준 금리인하 등 불안적 요인이 커지면서 변동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에 즐거워하던 미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8월 이후 큰 등락을 겪으면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도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대통령 선거 등 변동성을 높일만한 요인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유럽의 정치적 혼란, 대형 기술주에 대한 쏠림 등 시장에 부담이 될만한 이슈들이 남아있어 ‘좋은 시절은 다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침없던 주식시장 랠리는 8월 초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한순간에 꺾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금방 반등했지만, 손실분을 모두 만회하지는 못했다. 이후 최근 고용지표가 노동 시장 냉각을 가리키면서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S&P 500 지수는 4.25% 하락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과 독일의 성장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 부담이 됐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독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는 수요 약세가 심각하다. JP모건 체이스는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약한 회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 지출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과 새로운 관세 부과 리스크를 이유로 중국 주식에 대한 매수 권고도 철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4년 만의 기준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 대선을 포함해 투자심리를 해칠 수 있는 많은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픽셋 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수석 전략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오르기만 했고 투자자들도 같은 종목을 사 모으기만 했다”면서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으며 시장은 상승세만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의 출렁임에도 S&P 500 지수는 올해 13% 상승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는 10% 올랐다. 하지만 더 오르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0명의 증시 전략가가 예상한 2024년 말 S&P 지수 평균치는 지금보다 불과 1% 높은 수준이다.
물론 주식시장은 이전에도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이 있었고 그때마다 빠르게 반등했기 때문에 이번의 위기도 금방 지나갈 수 있다. 미국과 스위스의 은행 붕괴 사태와 중동의 전쟁 발발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서도 시장 반응은 일시적이었다.
지난 2022년에만 해도 물가가 급등하고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세계적으로 18조 달러 규모의 매도세가 나타났지만 이후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는 낙관론이 돌아왔다. 그 결과 S&P 500 지수는 2023년부터 회복했고 올해에도 38번의 최고치 경신 기록을 세우며 상승했다.
맨 그룹의 퍼블릭 마켓팀장 젠스 포렌바흐는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는 다소 부풀려져 있으며 경착륙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지표가 나오면 시장은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시장 혼란이 나타날 때 미국이나 신흥시장 기업들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달러 표시 채권을 대거 발행, 유동성을 확보해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일에만 미국 투자등급채권 29건이 시장에 나왔다. 일일 발행 건수로 사상 최대다. 4일에도 발행이 많아 3일과 4일 발행 규모는 730억 달러에 달했다. 20년 만에 최대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