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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세금 공제 10배 확대”(해리스) vs “법인세 영구 인하”(트럼프)

2024-09-05 (목) 서울경제=윤홍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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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붙은 감세 전쟁

▶ 해리스, 법인세 21%→28% 인상
▶부자 증세 속 기업 2500만곳 육성
▶트럼프는 기업·개인 세금감면 통해 경제선순환 일으켜 성장 촉진 자신

11월 미국 대선에서 경제 문제가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바지 정책 경쟁에 돌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감세 전쟁’이다. 트럼프가법인세 감면과 팁 면세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고 해리스는 법인세를 인상하면서 중산층과 창업 기업의 세금감면을 확대하겠다는 차별화된 노선을 제시했다. 통상 및 산업 정책 측면에서 보면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확실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3일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해리스는 4일 뉴햄프셔 유세에서 현재 5000달러(약 670만 원)인 창업 기업 세액공제 한도를 5만 달러(약 6700만 원)로 10배 올리는 구상을 담은 자신의 경제정책 2탄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첫 임기 동안 2500만 개의 창업 기업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대대적인 세 혜택을 통해 ‘기회의 경제 국가’ 미국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인 셈이다.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고 연 4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하는 ‘부자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보편적 기본 관세’에 대해서는 “국가가 판매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 가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는 첫 집권 당시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소득세율을 낮추고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21%로 인하했는데 재집권하게 되면 이를 영구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업 종사자의 팁에 대한 세금을 없애는 방안도 해리스보다 먼저 내놓았다. 기업과 개인의 세금을 감면해 ‘경제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는 5조 달러에 육박하는 세금 감면 비용에 대해서는 “감세가 경제성장을 촉진해 자체적으로 비용을 메꿀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통상 분야에서는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제조업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겠다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고수하지만 관세와 보조금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을 채택한다. 트럼프는 앞서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와 그 외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공장 건립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캐나다·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FTA)인 USMCA의 근간이 흔들릴 뿐 아니라 관세를 무기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트럼프식 협상이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는 10% 기본 관세를 예고한 후 이를 통해 무역적자가 큰 나라들과 협상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해리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등 조 바이든 정부의 산업 정책들을 계승하는 한편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스는 2022년 당시 상원에 상정된 IRA가 표결에서 동률이 되자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들 법안은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통해 미국 내 반도체 및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실리콘밸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경우 기술 산업 분야에서 바이든 정부보다 창의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해리스 역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이 탈퇴한 무역협정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앞서 “무역협정은 미국 내 정치적인 후유증이 강하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이 다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가 포문을 연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역시 전략산업 분야에서는 외려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지만 해리스가 이길 경우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앨릭 필립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 시 대중 관세를 비롯해 멕시코와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관세가 오르고 이민도 줄어들어 성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할 경우 정부지출과 중산층 소득세액공제 정책이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투자 감소를 소폭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제=윤홍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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