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동학대가 2만6,000건 가까이 발생해 44명의 아동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 중 부모 비중은 86%로 더 높아졌다.

30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3년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는 4만8,522건 접수됐고, 전담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5,739건이다. 2022년과 비교하면 신고는 2,419건 늘었고 학대 판정은 2,232건 줄었다.

지난해 아동학대 가운데 행위자가 부모인 사례는 2만2,106건으로 전체의 85.9%였다. 2022년(82.7%)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5년간 학대 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절대적이고, 그 정도도 2020년(82.1%) 80%대로 올라선 뒤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이와 연관돼 학대 장소가 가정인 사례도 2만1,336건(82.9%)으로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부모 외 가해자는 초중고 직원을 포함한 대리양육자(7.3%), 타인(3.3%), 친인척(3.0%) 순으로 많았다.

재학대 사례는 4,048건으로 전체 아동학대의 15.7%였다. 2022년(16.0%)에 비해서는 0.3%포인트 떨어졌다. 재학대 비중은 2018년(10.3%)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증가하다 지난해 처음 줄어들었다.

피해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 보호한 사례는 전체 아동학대의 9.3%인 2,393건이었다. 여기에는 일시보호조치 1,431건도 포함됐다. 2021년 3월부터 신고가 반복되거나 학대 징후가 강할 경우 전담공무원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 즉각 분리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남아 26명과 여아 18명은 아동학대로 사망했다. 2022년(50명)에 비해서는 아동학대 사망자가 6명 줄었다. 지난해 사망자 연령별로는 6세 이하 영유아가 27명(61.4%)이었다.

윤수현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과장은 “재학대 발생 우려가 높은 고위험 가정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한 방문 점검과 맞춤형 사례 관리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학대 행위자 중 부모 비중이 큰 만큼 보다 효과적인 부모 대상 학대 예방 홍보 및 교육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