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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방위비 GDP 3% 내라”

2024-08-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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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수준 2%는 세기의 도둑질”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인상 공언
▶“바이든 아프간 철군이 전쟁 불러”

▶ “왜 해리스 편향 방송서 토론하나”
▶내달 TV 토론 불참 가능성 언급

트럼프 “나토 방위비 GDP 3% 내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ㆍ로이터) 전 대통령이 3년 전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치욕으로 규정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했다. 이미 합의한 내달 TV 토론에도 새삼 딴지를 걸었다. 왜 해리스 편을 들 게 뻔한 적진에 들어가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카불 공항 테러가 발생한 지 3년째인 26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미국주방위군협회(NGAUS) 연례 총회에 참석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첫해 아프간에서 허둥지둥 철수하는 바람에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해리스와 바이든이 야기한 아프간에서의 굴욕이 전 세계에서 미국을 향한 신뢰와 존경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철군 탓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며 “우리가 존경을 잃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아프간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그해 8월 현지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아프간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카불 국제공항으로 몰려들었고, 8월 26일 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지며 미군 13명과 17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숨졌다.

해리스는 트럼프와 입장이 반대다. 이날 성명에서 아프간 철군을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지난 3년간 우리는 전투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도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지도자 같은 테러리스트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행보와 발언은 대부분 ‘군심(軍心)’에 호소하려는 의도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일부 아프간 테러 희생 장병 가족과 함께 오전 일찍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한 그는 베트남 식당에 들러서도 “결코 죽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라고 애도했다. 이 자리에는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베트남 난민 출신 헝카오 전 해군 대령을 동반했다. 그의 마지막 근무지가 아프간이었다.

오후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방위비 지출 비중과 관련, “(현 수준인 GDP 대비) 2%는 세기의 도둑질”이라며 “3% 지출을 나토 국가에 요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7월 15~18일)과 민주당(8월 19~22일) 전당대회가 끝나고 선거전이 본격화하며 양측 간 신경전도 가열되는 모습이다. 당장 첫 중대 고비인 다음 달 10일 첫 TV 토론의 조건 협상부터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트럼프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토론 주관사인 미국 ABC방송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를 거명하며 “‘트럼프 헤이터(혐오자)’ 패널을 봤다. 왜 내가 그 방송사에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편향성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합의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해리스 측도 마찬가지다.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켠 상태로 놔두자고 제안했다. 트럼프가 절제 없이 떠들도록 유도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세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금은 경합주가 됐지만 전통적으로 상징색이 파랑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블루월(파란 장벽)’로 불렸던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가 트럼프의 우선 공략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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