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 22% vs 20% 접전
▶ 다른 조사선 21%공동 선두
▶계파 영향력 줄어 당심 변수
다음 달 27일 실시되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가 ‘파벌’보다는 ‘당원들 표심’(당심)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당내 계파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든 데다, 총재 선거 이후 치러질 가능성이 큰 차기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속 계파가 아니라 당심, 나아가 민심이 선거의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2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3~25일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자민당 총재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이 여유 있게 선두권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지율 22%를 기록했고, 고이즈미 전 장관이 20%로 뒤를 이었다. 3위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은 10%에 그쳤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24, 25일 실시) 결과도 비슷하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장관이 각각 지지율 21%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3위 다카이치 장관 지지율(8%)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응답자를 자민당 지지층으로 좁혀도 마찬가지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22% △이시바 20% △다카이치 14%의 순이었고, 아사히 조사에선 △고이즈미 28% △이시바 23% △다카이치 12%였다. 현재로선 ‘이시바-고이즈미 투톱’이 민심과 당심을 모두 잡고 있는 셈이다. 두 사람 모두 당내에서 ‘무(無)계파’로 분류되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과거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계파 간 합종연횡이 큰 영향을 미쳤다. 1차 투표의 경우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이 절반(각각 367표)씩 투표권(1인 1표)을 행사하고, 여기서 과반을 득표하면 당선된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국회의원과 광역자치단체 대표 47명만 참여하는 결선 투표(1, 2위 득표자 간 대결)로 당선자를 정한다. 당내 파벌이 당락을 가르는 절대적 변수가 됐던 이유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당내에서 ‘이번 선거는 당심과 동떨어진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