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정기국회 앞두고 與 내부 결속, 야당에 대화 메시지
▶ ‘민생 협치’로 구체적 성과 내 정치력 입증 목표인 듯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3일(한국시간) 오후 전날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취임 한 달을 넘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정·대야 관계 현안을 두고 특유의 직설적인 송곳 화법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 장관,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보였던 '파이터'의 모습 대신 당 내부로는 결속과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대야 관계에선 대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있다.
한 대표 자신도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당 행사에서 여야 정치의 전장은 민생이 되어야 한다면서 "저는 잘 안 참는데 지난 한 달간 많이 참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거대 야당의 장벽을 넘고 당정 갈등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주요 정치 현안에 있어 신중하고 유연한 태도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상병특검법 등의 현안에서 전당대회 때만큼 선명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한 대표 측은 당내 의견을 모아가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안팎으로 불필요한 힘을 낭비하지 않고 오로지 성과로 증명하겠다는 것"이라며 "채상병특검, 의정갈등 등도 한 대표가 해결 의지는 있지만, 당정갈등이라는 해석으로 번질 수 있어서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당내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최근 당직 유임 문제를 놓고 껄끄러웠던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전대 때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인요한·김재원 최고위원 등과도 개별적으로 식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원외·전국 조직 관리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조만간 여의도 중앙당사 내에 '원외 당원협의회' 사무실이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29∼30일 열릴 의원 연찬회와 별개로 '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보선 후보 공천권을 각 시도당에 위임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도 '소통하는 대표'로 이미지를 정립하며 당내 저변을 넓히는 시도로 읽힌다.
당 관계자는 "한 대표 리더십 아래서는 작년 같은 '불통 내리꽂기'는 없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공천 파동 끝에 참패한 결과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야 관계에선 대화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해선 "정치를 복원해보려고 한다"고 민생 협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가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자 쾌유를 기원하는 과일 바구니를 보내면서 "이 대표가 빨리 쾌차해 우리 회담을 생산적으로 이끌어내길 기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대표의 대화 정치 시그널은 집권당 대표로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구체적인 민생 입법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발판으로 정치력도 함께 입증해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