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자회견 나선 케네디 주니어[로이터]
민주당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 출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23일 대선 선거운동 중단 및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이 대선 승부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게임체인저'가 될지, '용두사미'로 끝날지 관심을 모은다.
무소속 후보인 케네디 주니어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약 10개 경합주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지도록 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 안팎으로 나오는 자신에 대한 지지 표심이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더 많이 향하도록 길을 터 주겠다는 것이다.
우선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들어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 최대승부처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케네디가 투표용지에 남을 경우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에서 다자 구도시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전체의 약 5%)에게 해리스와 트럼프 중 택일할 것을 요구했더니 트럼프를 찍겠다는 사람이 44%, 해리스를 찍겠다는 사람이 25%로 각각 나타났다.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이른바 '선벨트' 4개 경합주의 경우 케네디가 4% 가량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케네디 지지 응답자 중 양자 구도라면 트럼프를 찍는다는 이들이 38%, 해리스를 찍는다는 이들이 36%로 박빙이었다.
결국 트럼프 측으로선 케네디를 주저앉히고 자기 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합주 승부에 의미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케네디 변수와 관련한 향후 관건은 우선 해리스-트럼프 구도로 대선판이 재편된 이후,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케네디 지지 표심'이 고스란히 '트럼프 지지'로 옮겨갈 것인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시 케네디의 바람대로 입각 등을 확약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가 하차하면 해리스를 찍으려던 유권자들까지 케네디의 '손끝'을 따라 트럼프 지지로 돌아설지가 중요하다.
반대로, 민주당 명문가 출신 인사의 '트럼프 진영' 투항이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하게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케네디 포섭 작전'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직후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출신 언론인인 터커 칼슨이 주선한 트럼프-케네디 통화에서 본격 시작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와 케네디의 친구이자 트럼프의 후원자인 오미드 말릭 등이 성사를 위해 적극 개입했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