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접경지 상황 관련 회의서 우크라 비난
▶ 젤렌스키는 접경지 수미 방문…러 본토 습격 이후 처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주(州)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는 접경지 관련 화상 회의에서 "적군은 지난밤에 원전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를 통보했고 IAEA가 상황을 평가할 전문가를 보내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국경을 기습 돌파해 지금까지 공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쿠르스크에서는 양국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본토를 급습한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원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쿠르스크 원전은 전투 지역에서 약 30㎞ 거리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다음 주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해 공격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는 쿠르스크를 방문한 뒤 우크라이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 회의에서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위험에 처한 국경지대에서 11만5천명이 대피했고 농업·산업 피해를 산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13만3천190명이 주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협을 받는 국경 지역 브랸스크, 벨고로드의 주지사와 보건장관 등도 회의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참가자들의 발언을 종이에 메모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과 8일, 12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의 접경지 공격에 관한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쿠르스크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수미를 방문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러시아 본토 공세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 등과 회의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더 많은 마을을 장악하고 전쟁포로도 더 많이 잡았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최전선인 도네츠크의 토레츠크와 포크로우스크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대한 공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토레츠크와 포크로우스크를 장악하기 위해 연일 인근 마을들을 점령해나가고 있다.
이날도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메조베(러시아명 메제보예)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를 취재한 미국 CNN 기자 닉 페이턴 월시와 우크라이나 기자 올레샤 니콜라예우나 보로비크, 디아나 블라디미로우나 부츠코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FSB가 이들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며 유죄 판결 시 최고 징역 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주에도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쿠르스크에 들어와 취재한 이탈리아 방송사 라이의 기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개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외국 언론인이 합법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려면 비자를 발급받고 외무부의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