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파’ 월러 이사 “경제지표 연착륙 달성에 부합”…9월 인하 전망 뒷받침
▶ 뉴욕 연은 총재도 “바라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가까워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진 주요 인사들이 17일 잇따라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오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최종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 경제지표는 연착륙 달성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관점을 지지하기 위해선 앞으로 몇 달간 추가 지표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이달 30∼31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겠지만, 우호적인 지표가 지속될 경우 이르면 오는 9월 회의에서 인하 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월러 이사는 연준 내에서 온건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연준 이사로서 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보유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월가는 월러 이사가 공개 발언을 할 때마다 기존 발언 대비 미묘한 입장 변화가 있는지에 주목해왔다.
앞서 월러 이사는 지난 5월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전에 최소 3개월 정도의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세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금리인하가 적절해지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3개월간의 우호적인 고용·물가지표를 두고 "우리가 바라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지표들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추가로 얻기 위한 데이터를 좀 더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 내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다른 지역 연은 총재와 달리 뉴욕 연은 총재는 FOMC에서 고정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연준 체제의 핵심인 뉴욕 연은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버금가는 무게를 두고 그의 발언을 경청한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15일 공개 발언에서 지난 2분기 우호적인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2% 목표 수준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데 더 큰 확신을 줬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0%를 나타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지수가 0.1% 하락,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전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대선 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드러냈지만 시장의 9월 인하 기대를 크게 바꾸진 못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기준으로 연준이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2%로 반영했다. 전날 0% 확률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