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이비부머 은퇴 프로그램 다양화해야”

2024-07-08 (월)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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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인터뷰-중앙시니어센터 28년간 이끈 이혜성 박사

▶ 카운티·주정부 등과 긴밀한 관계 유지 필요

“베이비부머 은퇴 프로그램 다양화해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며 한인 시니어센터도 이들의 필요(needs)를 충족시켜 줄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교육수준도 높고 경제력도 갖춘 인텔리들이 많다. 또 시니어들의 연령대도 60대에서 90대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을 다양화, 다각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페어팩스 병원에서 잘 나가는 영양사로 근무하다 시니어센터를 위해 미련 없이 사직한 후 28년간 중앙시니어센터를 이끌어 온 이혜성 박사(사진)가 지난달 말 디렉터 직에서 은퇴했다.

이 박사는 “한인 시니어들을 포괄적으로 서포트하기 위해서는 카운티 및 버지니아 주정부와 긴밀한 관계 아래 연방정부 정책에도 익숙해져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가 시니어센터에 인생을 올인(?) 하게 된 것은 지극한 효성에서 시작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효심이라기보다는 노년의 아버님을 모시고 돌봐 드리면서, 거동이 불편하실 때 집을 방문하는 간병사들 중에 한인이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게 되었다. 또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시니어센터에 한인 노인들이 참석하면서도 영어구사에 어려움이 있어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한인 시니어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동기를 갖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의 노력으로 중앙시니어센터는 매학기 450-500여명이 등록해 공부하는 워싱턴 지역 최대의 시니어센터로 발전했다.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는 2001년 11월 버지니아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우수 자원봉사 단체 선발대회에서 중앙시니어센터가 선정된 것을 들었다. 또 2006년 4월 연방정부의 메디케어 파트 D 프로모션 행사를 중앙시니어센터가 적극 지원하면서 당시 부시 대통령과 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이 중앙시니어센터 임원들을 찾아와 감사의 표시를 했던 일, 2011년 7월 백악관에 초청받아 중앙시니어센터의 ‘한인 노인 식사배달’ 프로그램을 소개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00세 시대 준비로는 “노년기에는 육체적인 건강 못지않게 치매 예방 등 두뇌의 건강유지가 중요하다. 두뇌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성경 말씀을 통한 묵상과 기도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시니어센터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육체의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은 시니어센터의 교육 등을 도우면서,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은 페어팩스 카운티 노인국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봉사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 출신으로 숙명여고와 서울여대 졸업 후 1971년 유학으로 도미해 메릴랜드 대학(칼리지파크)에서 노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페어팩스 카운티 보건국 산하 노인정책자문위원회에서 롱텀 캐어 코디네이팅 카운슬(LTCCC)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AARP 버지니아지부가 선정한 ‘앤드류스 어워드’ 자원봉사상(2022)등을 수상했다. 이기동 치과의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큰딸 제니퍼 리 교수(조지 워싱턴대 의대)는 버지니아 주정부 보건복지부 부장관을 역임했으며 차녀 스완씨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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