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DUI)의 위험성이 어제 오늘 강조돼 온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부쩍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DUI 관련 대형 사고들은 음주운전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달 초 시카고 교외 지역에서 21세의 젊은 한인 청년이 술과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무려 시속 130마일에 달하는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17세 남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그렇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이 한인 청년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88%이었고 마리화나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고교 졸업식을 앞둔 꽃다운 청소년의 목숨을 앗아가고 아직 20대 초반인 젊은이의 인생과 미래도 망가져버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주에는 뉴욕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네일샵으로 돌진해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났다. 돌진 사고를 낸 음주운전 용의자는 64세의 남성이었는데, 사고 후 체포될 당시 술에 얼마나 취했는지 의식을 반쯤 잃은 상태였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이러한 비극적 사고가 그리 흔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총 1만3,524명이 음주운전 관련 사고로 사망했다는 통계다. 이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37명씩 숨진 꼴이다. 빈도로 계산하면 매 39분마다 한 명씩 DUI로 사망하고 있는 셈이다. 술을 마시고도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고, 또 그것이 예기치 않은 비극을 가져오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한인들의 경우 음주에 관대한 문화 속에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면 벌금부터 보험료 인상, 운전 제한 등 재정적, 정신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다. 무엇보다 음주운전이 만약 사고로 이어져 사망자나 부상자가 생길 경우 사고 당사자들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친지 등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의 비극으로 남을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음주운전 사고는 100% 예방 가능한 비극이다. 술을 마셨으면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최근의 잇단 DUI 관련 비극들이 다시금 일깨워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