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노동 의혹’ 등 악재
▶ 중국정부와 관계 밝혀야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SHEIN)이 미중 갈등의 여파로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는 쉬인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쉬인이 런던 증시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며 몇주 내에 IPO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면서도 쉬인이 미국 상장 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은 2012년 설립 후 10달러짜리 청바지 등 저가 전략을 내세워 세계 최대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21년 본사를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긴 쉬인은 지난해 5월 투자금 모집 당시 기업 가치를 660억달러로 평가받았고, 지난해 11월 비공개로 미국 증시 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미중 사이에 낀 쉬인이 양측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강제 노동 의혹이 있는 중국 신장지역 면화에 대한 입장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연방 의원들은 쉬인과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우려하고 있으며, 쉬인에 신장산 면화를 공급받는지 소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쉬인이 상장 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배제했음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했다.
중국 역시 쉬인이 당국의 메시지를 잘 따르기를 원하고 있으며, 쉬인이 신장산 면화 문제에 대해 서방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대응했다가는 중국 내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가 2021년 중국 당국의 완전한 승인 없이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괘씸죄’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결국 미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던 사례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