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 한반도를 영세중립국으로

2024-05-31 (금) 나필열 / 정치학 박사
크게 작게
남북통일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할 최대의 민족적 과제다. 그러나 한반도의 현실은 분단의 끝은 보이지 않고 통일의 전망은 서있지 않으며 북핵과 더불어 긴장과 불안정만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 통일은 우리민족의 문제인 동시에 열강의 지정학적 이해가 얽힌 국제정치의 문제이다. 북한은 중국의 안보에 중요한 완충지의 역할을 하며 남한은 미국의 동북아시아 최전방 전략적 요충지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분단 유지는 동아시아의 세력균형 유지에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세계정치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가 무력통일이던 평화적 흡수통일이던, 일방적 통일을 이루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그러므로 통일은 미중 사이의 세력균형을 파괴하지 않는 전제 하에서만 실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 전제로 한반도가 통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일 한반도가 스위스 같은 영세중립국으로 변신하는 길 뿐이다. 국제법상 영세중립국은 특별한 의무와 동시에 특별한 권리를 갖는다. 중요한 점은 영세중립국이 군대는 보유할 수 있으나 어느 나라와도 군사적 동맹이나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없고, 전쟁 당사국은 중립국의 영토, 영해, 영공을 침범하거나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중립화로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면 열강간의 세력균형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지역적 안정과 평화 그리고 경제번영에 크게 공헌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아시아의 전략 요충지를 잃게 되고 미군을 철수시켜야하며 한국과의 군사동맹 관계도 끊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는 이제 새로운 한반도정책을 수립하여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 위한 획기적 정책 변화를 추구해야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우리 민족, 특히 재미동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뜻과 힘을 합하여 미국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작전을 짜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나필열 / 정치학 박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