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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게 섰거라”…네이버와 ‘AI 동맹’ 맺은 인텔

2024-04-15 (월)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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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AI’ 시장 주도 맞서
▶인텔 AI 가속기 활용 연구
▶개방형 개발 플랫폼 ‘연합전선’

▶ H100 대적할 ‘가우디3’ 공개
▶추론 처리량·전력효율 뛰어나
▶3분기 양산…고객사 탑재 계획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엔비디아가 이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반격을 선언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AI 개발 플랫폼 없이도 비슷한 수준의 AI 개발이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새 동맹 체제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와도 손잡고 공동 연구와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텔은 1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루비홀에서 인텔 비전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와 AI소프트웨어 개발 협력과 자체 개발한 최신형 AI 반도체 ‘가우디3'를 소개했다. 8, 9일 고객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애리조나에서 열었던 ‘인텔 비전 2024' 행사 내용을 한국 언론에 설명한 자리다.

먼저 AI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탈(脫)엔비디아 연합 전선'을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2006년 선보인 AI 개발 무료 플랫폼 ‘쿠다(CUDA)'를 자사 반도체에서만 작동할 수 있게 해 AI 반도체 시장의 독점력을 유지했다. 빅테크 업체의 거의 모든 개발자가 쿠다를 이용해 AI를 만들고 각사의 AI 개발이 속도전으로 치달으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사실상 엔비디아 독점으로 운영됐다.


인텔은 이에 맞설 개방형 AI 개발 플랫폼을 제작할 주요 동맹 파트너사로 네이버를 선택했다.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 클로바X'를 개발하고 운용하고 있는 네이버도 지금까지 엔비디아 반도체와 쿠다를 주로 사용해 왔다. 앞으로 ‘AI 공동연구센터(NICL: NAVER Cloud·Intel·Co-Lab)'를 세워 인텔의 AI칩 ‘가우디 2'를 활용한 생성형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공동 연구 개발을 진행한다. 인텔 AI 가속기를 활용한 LLM 구축도 추진한다.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서울대, 포스텍을 포함한 국내 20여 개 연구실, 스타트업도 힘을 보탠다.

■탈엔비디아 동맹 성공할까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담당이사는 “인텔은 바로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데 그 가능성을 확인해볼 것"이며 “전력 대비 성능이 좋아졌다는 점과 인텔이 데이터 센터 운영 경험이 많다는 부분이 차별적 협력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개발 중인 추론 칩 ‘마하-1'이 인텔 협력과 겹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삼성과 인텔 모두 저희의 소중한 파트너"며 “삼성과 협업은 별도의 얘기"라고 답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최신형 AI칩 가우디 3도 선보였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반도체인 H100보다 학습 시간을 50% 줄일 수 있고 추론 처리량도 50% 더 우수하다. 게다가 전력 효율도 40% 향상됐다. 인텔은 올해 3분기(7~9월)부터 가우디3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델, HPE,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등 고객사 시스템에 담길 예정이다.

다만 인텔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엔비디아 AI칩이 업계 표준처럼 작동하는 데다 오픈AI와 구글·애플 등은 자체 AI 반도체 설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우디3 출시 후 인텔의 AI시장 목표 점유율이 두 자릿수가 되느냐'는 본보 질문에 인텔은 “일반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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