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재선에 ‘악재’ 작용
▶트럼프 “인플레 극심하다”
▶ 유권자들에도 중요한 이슈
▶연준 금리인하 시점 고심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는 11월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로이터]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시점에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RB)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경기 부양 효과가 생기는 만큼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해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낮은 실업률, 견고한 성장률 등을 치적으로 내세우지만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데는 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경우 지지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정치 전문가들은 물가가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이는 마켓에 갈 때, 식당에서 외식을 할 때, 개솔린을 주유할 때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물가를 체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이번 대선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발표된 3월 CPI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2월(3.2%)보다 상승률이 더 높아진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까지 웃돈 것인 만큼 시장에 충격을 줬다. 3회 연속 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시장 투자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6월 대신 7월이나 9월 첫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0.25%포인트씩 3차례에서 1∼2차례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CPI 지표는 연준의 확신이 더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한 달 정도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진정 과정이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상해왔으며 인플레이션이 곧 다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돌아왔고 극심하다"면서 연준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만큼 신뢰도 있게 금리를 낮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사람들은 여전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상당한 것으로 느낀다"면서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이든 고금리에 따른 대출비용 상승 때문이든, 사람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번 CPI 지표와 관련,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는 길이 울퉁불퉁하다기보다는 3% 부근에서 고착화해 꼼짝 못 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