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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후 ‘난원공’ 열려 있으면 뇌졸중 위험”

2024-04-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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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형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출생 후 ‘난원공’ 열려 있으면 뇌졸중 위험”

박재형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태아 때에는 누구나 탯줄을 통해 어머니에게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폐로 숨을 쉬지 않기에 혈액순환 양상도 어른과 다르다. 좌·우 심방을 나누는 심방 중격에‘난원공(卵圓孔·타원 구멍)’이라는 구멍이 있어 태아 혈액순환 통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출생 후 폐로 숨을 쉬면 좌심방 압력이 올라가 난원공 판막은 닫히고 서서히 폐쇄된다. 그런데 성인이 된 뒤에도 난원공이 잘 폐쇄되지 않으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원공이 닫히지 않은‘난원공개존증(卵圓孔開存症·Patent Foramen Ovale)’ 치료를 위해‘선천성 심장병 클리닉’을 운영하는 박재형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난원공개존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드물게 심부(深部)정맥에 생긴 혈전이 이 구멍을 통해 우심방에서 좌심방으로 넘어가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난원공개존증은 왜 발생하나.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난원공개존증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닫히지 않고 열려 있는 난원공으로 인해 뇌졸중이 생긴 사례를 연구한 결과가 1988년 세계 최고의 의학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보고됐다.


난원공이 닫히지 않아도 대부분 구멍이 미세해(지름 1~2㎜ 정도) 아주 적은 양의 혈액만 통과한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기에 난원공 구멍이 닫히지 않아도 대부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이를 알지 못하고 지낸다.

그러나 심장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난원공을 통해 심부정맥에 생긴 혈전 등이 동맥혈과 섞이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젊은이에게서 별다른 원인이 없는데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가장 큰 원인으로 난원공개존증을 의심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25%를 차지하는데, 이 중 40%가 난원공개존증 때문으로 보고되고 있다. 2005년 12월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집무를 보는 도중 쓰러진 것이 바로 이 질환 때문이었다.

-난원공이 닫히지 않으면 치료해야 하나.

난원공이 닫히지 않고 열려 있으면 심부정맥에 혈전이 발생했을 때 뇌졸중을 유발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뇌졸중 위험 인자로 알려진 고령·고혈압·당뇨병·흡연 등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지만 독립된 유발 인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난원공이 열려 있다고 해도 꼭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난원공개존증이 있으면서 정맥혈에서 동맥혈로 넘어가는 역행성 색전증(기이 색전증, 모순 색전증) 증상이 있다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난원공개존증은 경(經)식도 초음파검사(Trans-esophageal Echocardiography·TEE)나 경두개 도플러 검사(Transcranial Doppler·TCD)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경식도 초음파검사는 초음파가 장착된 내시경 기구를 식도를 통해 넣어 심장 상태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Transient Ischemic Attack·TIA)’이 발생했다가 회복됐다면 원인 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항혈소판제(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를 위주로 하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혈전을 없애는 치료와 함께 최근에는 경피적으로 난원공을 막는 ‘경피적 폐쇄술’을 많이 시행한다. 경피적 폐쇄술은 허벅지 대퇴정맥에서 가느다란 도관(카테터)을 통해 심장에 접근하므로 큰 흉터가 남지 않고 2박 3일 정도 짧게 입원한 뒤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난원공개존증이라도 모두 문제 되는 것이 아니고, 특히 구멍이 작다면 굳이 경피적 폐쇄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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