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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쉬인 공습에 아마존 “빠른 배송으로 반격”

2024-03-25 (월) 서울경제=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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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무 1월 미 이용자 5,140만명
▶초저가·광고 공세로 급속성장

▶ 260만명 줄어든 아마존 긴장
▶“물류·콘텐츠 우위 적극 활용”
▶미·유럽 정치권선 규제 검토

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이 미국 시장을 공습하면서 전통 강자인 아마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막대한 광고 지출을 기반으로 성장을 꾀하는 이들 업체의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나오지만 최근 공개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자 경쟁 업체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장 분석 업체 ‘센서타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테무의 미국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5,140만 명으로 추산했다. 테무의 미국 시장 진출이 2022년 9월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짧은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홀딩스(PDD)가 지난해 4분기 매출(890억 위안)과 순이익(230억 위안)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쉬인도 이 기간 동안 MAU가 2,090만 명에서 2,600만 명으로 약 24.4% 늘었다. 이에 반해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아마존의 MAU는 6,960만 명에서 6,700만 명으로 감소했다.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초저가 제품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중국 업체들의 전략이 현재로서는 먹혀드는 셈이다. 테무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메타의 최대 광고주로 떠올랐으며 쉬인 역시 지난해 메타에 7,000개 이상의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나아가 미국에서 아마존 출신 직원 채용에도 나서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WSJ는 “아마존은 전반적으로 사용량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1년 전만 하더라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테무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중국 플랫폼의 공습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테무와 쉬인이 자사의 입지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 전략 회의에서는 ‘유통 공룡’ 월마트나 타깃보다 테무와 쉬인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마존 경영진은 ‘백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테무의 슬로건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저가 제품으로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는다. 막대한 광고를 통해 몸집을 불려가려는 전략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빠른 배송이 가능한 물류 시스템과 아마존프라임의 콘텐츠를 통해 중국 공습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테무와 쉬인이 저렴한 제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길면 한 달씩 걸리는 배송 시스템에다 제품의 질이 약점인 만큼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정치권에서는 중국 플랫폼의 공습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 의회는 테무가 중국 위구르족 및 그 외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하원에서는 쉬인을 겨냥해 ‘패스트패션제한법’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서울경제=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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