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80·오세강)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6단독(은 15일 오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오영수에 대한 선고를 진행했다. 지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 오영수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영수는 지난 2017년 연극 공연을 위해 대구에 머무르던 중 산책로를 걷다가 연극단원 후배 A씨를 끌어안고, A씨의 주거지 앞에서 A씨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A씨가 이의신청을 하면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를 재개했고, 2022년 11월 오영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연극 '리어왕' 출연을 위해 대구에 머물렀다는 오영수는 "A씨와 산책로를 걷거나 A씨의 주거지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한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하고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7년 당시 피해자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너희가 여자로 보인다'며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반면 오영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해자 진술과 그로 파생한 증거 외에는 이 사건에 부합하는 증거는 매우 부족하다"며 "추행 장소, 여건, 시각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범행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도 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오영수도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 내 인생에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오영수는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듬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강제추행 혐의에 휘말리면서 오명을 쓰게 됐고, 출연 예정이었던 영화 '대가족'에서 통편집됐다. KBS는 지난달 오영수를 규제 명단에 넣고 출연 섭외 자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