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지폐…‘위조’ 의심부터 받아
2024-02-27 (화)
▶ 업소들 기피에 쓰기 어려워
▶ 유통량은 10년간 두배 늘어
미국에서 100달러짜리 지폐는 가장 많이 쓰이는 지폐이면서 동시에 가장 쓰기 어려운 지폐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00달러짜리 지폐 유통량이 몇 년 사이 크게 늘어 최대 유통 지폐가 됐지만 여전히 계산원이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사용을 꺼리는 지폐로 인식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 통계에 따르면 2012~2022년 기간에 100달러 지폐 유통량은 115%가량 늘었다. 지폐 권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2022년 기준 100달러 지폐 유통량은 185억장으로, 1달러 지폐 143억장보다 훨씬 많다. 통계상으로는 이처럼 많이 유통되는 지폐지만 현실에서는 쓰기가 쉽지 않다.
지폐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 나가 있는 데다 미국 내에서도 보관의 용도로 많이 쓰이지, 실생활에서 결제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26세의 프로 코디네이터 레이자 사이슨은 최근 뉴욕의 한 벼룩시장에서 100달러 지폐를 사용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거스름돈이 없다거나 디지털 결제로만 거래한다는 이유로 고액권 결제를 거부했다. 커피전문점이나 과일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00달러 지폐를 사용하려 하면 위조지폐가 아닌지 의심부터 받는다.
고액권 지폐가 실제로 잘 통용되지 않는 것은 금액이 큰 상품 결제 시에는 주로 카드를 쓴다는 인식 때문이다. 연준의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현금으로 결제할 때 평균 39달러를 지출한 반면,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95달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