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신론자 10명 중 6명 남성… 미국 커뮤니티 특징

2024-02-27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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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세 미만·백인·민주당 성향

▶ 종교 보다 우주에 많은 관심

2023년 ‘대국민여론조사’(2023 National Public Opinion Reference Survey)에서 미국 성인 중 약 4%는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밝혔다. 약 10년 전인 2014년의 3%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2007년에 실시된 조사에서 미국 성인 중 무신론자는 2%에 불과했다. 매우 더디지만 미국 내 무신론자 수가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미국 내 무신론자 커뮤니티의 특징을 정리했다.

작년 여름 실시된 조사에서 미국내 무신론자 중 젊은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무신론자 10명 중 6명(64%)은 남성이었고 49세 미만이 무려 70%를 넘었다. 인종별로는 백인 무신론자가 77%로 비백인(62%)보다 많았고 대졸 학력자는 약 48%로 조사됐다. 무신론자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80%가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무신론자가 신을 강조하는 종교의 중요성을 인정할 리 없다. 조사에서 무신론자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98%는 종교가 자신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같은 비율의 무신론자는 거의 또는 전혀 기도를 하지 않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무신론자들은 신 대신 우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약 79%에 해당하는 무신론자가 1년에 적어도 몇 차례 우주에 대한 깊은 경이감을 느낀다고 했고 약 36%는 영적 평화와 행복감을 비슷한 횟수만큼 느낀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신론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개방형 질문 방식을 실시된 2017년 설문조사에서 무신론자 역시 대부분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가족이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또 재정과 금전 문제, 창의적 활동, 여행, 레저 활동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무신론자도 많았다. 반면 기독교인 중 취미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인 10%로 낮은 반면 무신론자 중 약 26%가 취미 활동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종교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무신론자도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무신론자 중 약 94%는 ‘종교가 분열과 편협함을 조장한다’라는 주장이 자신의 가치관을 잘 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종교가 미신을 조장하고 비논리적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다’라는 주장에 찬성하는 무신론자 역시 91%로 종교에 대해 반감을 가진 무신론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교가 사회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한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약 41%, 종교가 다른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돕는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33%에 불과했다.

무신론자는 종교 교리를 믿지 않지만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9년 종교적 지식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무신론자가 비교 그룹에 비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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